어린이와 대화하는 인형 ‘헬로 바비’ 사생활 침해 논란

어린이와 대화하는 인형 ‘헬로 바비’ 사생활 침해 논란

입력 2015-03-15 11:20
수정 2015-03-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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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대화하는 인형 ‘헬로 바비’가 미국에서 사생활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바비 인형을 만드는 완구 기업 마텔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음성 인식 기술 기업 ‘토이토크’(www.toytalk.com)와 함께 헬로 바비를 개발해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북미 국제 장난감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유튜브로 공개된 당시 시연에서 마텔 직원이 “뉴욕에 온 것을 환영해, 바비”라고 말하자 헬로 바비는 “난 뉴욕이 좋아! 너도 그렇지? 어떤 점이 제일 좋아? 음식, 패션, 아니면 관광?”이라고 반응했다.

이 인형의 기본 원리는 애플 ‘시리’, 구글 음성 인식,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와 근본적으로 똑같다.

인형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어린이가 하는 말을 녹음해서 암호화한 후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 서버로 이를 전송하고, 서버에 있는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가 이를 분석한 후 적절한 응답이 무엇인지 판단해 헬로 바비에게 보내는 것이다.

이 응답은 토이토크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데이터베이스에서 조합돼 인형으로 전송된다.

어린이가 인형에 어떤 말을 했는지 부모에게 통보해 주는 기능도 있다.

그런데 어린이의 말을 녹음해서 그 정보를 다른 곳에 보관한다는 점 때문에 사생활 보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토이토크와 마텔은 이 제품이 2000년 제정된 어린이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의 기준을 만족하며 녹음된 대화들은 광고나 마케팅 등에 절대로 쓰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애플이 2011년 음성 인식 비서 ‘시리’를 아이폰 4s에 탑재한 후 음성인식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엿듣기’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TV가 음성인식 기능을 켜 둘 경우 TV 주변 대화를 수집해 전송하며 음성 데이터 암호화도 미비하다는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일었다. 삼성전자는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음성 데이터 암호화 기능을 보강하고, 약관에 있는 음성 수집 관련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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