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신고자가 쏜 총에 맞아 숨져… 필라델피아 등 2곳서도 묻지마 총격
미국에서 20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총기 난사 사건이 두 차례 발생했다. 범죄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국계 경찰이 허위 신고자가 쏜 총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지난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21세 백인 청년이 무차별 총격으로 9명을 살해한 여파로 총기규제 강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와중에서다.

소니 김

신시내티 AP 연합뉴스

또 총격사건이라니…
20일(현지시간) 순직한 한국계 경찰관 소니 김(48)의 빈소가 차려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대 병원 바깥에서 조문객들이 껴안고 서로 위로하고 있다. 김 경관은 전날 위급상황이 발생했다는 다급한 전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거짓 신고한 흑인 트레피어 허먼스(21)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김 경관은 한국에서 태어나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신시내티 AP 연합뉴스
신시내티 AP 연합뉴스
비슷한 시각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서쪽 길거리 농구장에서 열린 한 어린이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주민 400여명도 무차별 총기 공격에 노출됐다. 20대 남성 1명이 사망했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스티브 돌런트 디트로이트 경찰 부서장은 “사건 현장에 있던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기적”이라면서도 “21~46세 피해자 중 중상자도 있다”고 밝혔다. 파티장 맞은편에 차를 대 놓고 총격을 가한 뒤 도주한 용의자를 추적 중인 경찰은 범인의 표적이 1명이었지만 같은 장소에 있던 모두를 향해 총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는 트레피어 허먼스(21)가 “총을 든 사내가 배회하고 있다”며 허위 신고로 경찰 출동을 유도한 뒤 신고를 받고 도착한 한국계 경관 소니 김(48)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김 경관에 이어 견습 경찰에게도 총을 쏜 허먼스는 다른 경찰이 쏜 총에 숨졌는데, 허먼스는 범행 전 ‘경찰에 의해 자살할 것’이란 문자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 절도, 강도, 무기 소지 혐의로 여러 차례 체포됐던 허먼스가 경찰을 죽이고 자신에 대한 경찰의 공격을 유도했던 것이다.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간 김 경관은 자녀 셋을 뒀으며, 가라테 사범으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6-22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