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 만에 美대사관도 공식 개관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14일(현지시간) 54년 만에 미국기인 성조기가 게양된다. 양국 대사관에 자국 국기가 모두 게양되면서 국교 정상화가 공식 마무리된다.미 국무부는 존 케리 국무장관 등 대표단 20여명이 이날 오전 쿠바를 방문해 성조기 게양식을 통해 대사관 재개관 공식 행사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미 국무장관이 쿠바를 방문하는 것은 1945년 이후 70년 만이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 7월 20일 54년 만에 재수교를 발표하면서 국교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다. 양국은 1961년 1월 3일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행사 전날인 13일은 1959년 혁명을 통해 공산 정부를 수립하고 미국과 국교를 단절한 피델 카스트로의 89번째 생일이다.
행사에는 케리 장관과 함께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 등 양국 정부·의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행사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재수교 의미와 전망 등을 설명한다. 케리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행사에 앞서 전화 회견에서 “이번 행사는 양국 국교 정상화의 정점을 찍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간다는 상징성을 갖는다”며 “앞으로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대화와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국교 정상화 후속 조치로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 조치 등 경제 제재 해제와 관타나모 기지 반환,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미 정부가 이번 행사에 쿠바 반체제 인사들을 초청하지 않고 별도 면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인권 문제가 얼마나 진전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5-08-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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