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풍은 찻잔속 미풍에 머물러도 트럼피즘은 오래갈 것”

“트럼프 돌풍은 찻잔속 미풍에 머물러도 트럼피즘은 오래갈 것”

입력 2015-12-16 15:20
업데이트 2015-12-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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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환경속에서 불만 표출의 장 마련…일종의 경종

“트럼프 돌풍은 결국 찻잔 속의 미풍에 그치겠지만 후유증은 오래갈 것이다”.

인종적 편견이나 차별 발언을 배격하는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역행하는 잇따른 발언으로 미 대통령 후보 경선전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 돌풍이 결국은 정치적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막말 정치학’을 꼬집는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이 급변하는 시대적 환경 속에서 성역 없는 불만 표출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운명에 관계없이 그 영향력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대선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정치적 장래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아마도 공화당 경선, 아니면 본선에 진출하더라도 결국은 패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이민과 테러, 경제난 등에 따른 사회적 불만이 트럼프에 기회를 제공했지만 아직 미 국민 대다수는 건전하며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있는 만큼, 미디어를 통해 확대되고 있는 트럼프 파문을 과도하게 해석하거나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같은 극우파 후보의 등장은 미 대선전에서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파문 규모도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이다.

정치평론가로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E.J 디온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13일 워싱턴포스트지 기고에서 구체적 지지도를 들어 트럼프 파문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CBS 방송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원 지지율이 35%로 나타났는데 조사에 참여한 공화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이 전체 대상자의 38%에 불과한 만큼 전체 유권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은 13% 정도라는 것.

이 같은 지지율은 지난 1968년 미 대선전에서 인종차별 노선의 제3당 후보로 나선 조지 월리스의 경우와 아주 흡사하며 결국 월리스 역시 당시 리처드 닉슨과 허버트 험프리 간 양자 대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그는 미국 사회가 예상보다 훨씬 관대하고 상식을 지닌 건전한 상태라며 일부 극우 세력 바람에도 불구하고 서구 민주국 대다수는 이 같은 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초반 극우파 선풍이 일었으나 결국 결선투표에서 밀려난 것은 관용적인 민주주의적 기준의 튼실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비교적 평온한 정치과정을 거쳐온 상당수 나라들에서 근래 10여년만에 처음으로 ‘파시즘’이란 용어가 등장하고 있는데 주목하면서 이는 일부층의 점증하는 불만을 대변하는 것이나 정치인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면에서 트럼피즘은 하나의 경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느끼는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 개인 안전에 대한 불안, 경제적 기회에 대한 불안 등은 극우 차원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며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의 인내가 오래 지속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트럼프가 선거에서 퇴출되더라도 트럼피즘 자체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한 칼럼에서 미국인들이 경제, 사회, 제도적으로 극적인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를 순풍이 아니라 역풍으로 간주하는 불만 계층을 상대로 트럼프가 어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최근 일련의 과격한 발언들이 이들을 부추긴 게 아니라 트럼프가 훨씬 이전부터 누적돼온 이들의 불만, 곧 ‘포위나 소외, 침묵 ’ 등의 감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의 민주주의로는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좌절감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들은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금기로 간주돼온 일련의 한계성 발언 등을 가능케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범주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트럼피즘은 상당기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저지할 수 있지만 트럼피즘은 동시에 하나의 경종이며 그의 퇴장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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