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매캔들스 별세
1984년 인류 최초로 생명줄 없이 우주 유영에 성공한 미국 우주비행사 브루스 매캔들스가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미국 우주인 브루스 매캔들스가 1982년 처음 제트팩 장비를 착용했을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1984년 2월 3일 인류 최초로 생명줄 없는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AFP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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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제트팩이란 장비를 짊어지고 우주왕복선으로부터 100m 거리까지 유영을 한 뒤 1969년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제일성을 패러디해 “닐에겐 작은 걸음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겐 엄청난 도약”이라고 밝혔다. 암스트롱의 말을 가장 먼저 중계받은 이가 지상 통제센터에 있던 매캔들스였다. 당시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마이크 콜린스 등이 성조기를 달 표면에 게양할 때 주고받은 말이 녹음됐는데 고인은 “오 아름답네요. 마이크, 정말로”라고 말했다.
매캔들스는 1966년 NASA에 선발된 우주비행사 19명 가운데 막내로, 28세 때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실전 배치된 경력도 갖고 있다. 46세이던 1984년에야 처음 우주 비행에 나서 시속 2만 9000㎞로 궤도를 도는 우주왕복선에서 제트 추진력을 이용해 떠났다가 돌아오는 모험을 감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프런트 페이지 기사로 “용기와 아름다움의 스펙터클이었다. 생명줄도 없이 암흑의 진공으로 그 작은 제트 추진체를 이용해 떠난 첫 인간 위성이 됐다”고 적었다. 1990년 두 번째 우주 임무에 나서 허블 스페이스 망원경 설치를 도와 우주에서 312시간을 머물렀다. 4시간은 우주 유영이었다.
2015년 영국 일간 가디언 기고릍 통해 첫 우주 유영 때 태양을 마주 봐야 해 챙을 내리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1969년 닐처럼 나도 그곳에서 인류를 대표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12-25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