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직원 “사무차장보가 호텔서 성폭력”

유엔 직원 “사무차장보가 호텔서 성폭력”

한준규 기자
입력 2018-04-01 22:14
업데이트 2018-04-0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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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측 “근거 없다” 결론냈지만 다른 직원도 “나도 당했다” 폭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미투’의 거센 바람에 유엔이 흔들리고 있다. 고위 간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직원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유엔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

마르티나 브로스트롬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정책 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CNN에서 2015년 한 콘퍼런스 기간 중 루이스 로레스 유엔 사무차장보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브로스트롬 보좌관은 로레스 차장보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을 붙잡고 강제로 입을 맞췄으며,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가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에게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고, 엘리베이터 밖으로 끌려 나가지 않기 위해 버텼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유엔은 브로스트롬 보좌관 주장의 사실 여부를 조사했지만,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UNAIDS 대변인은 “브로스트롬 보좌관의 주장에 대한 조사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졌으며, 그녀는 항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레스 차장보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직원은 또 있다. 말라야 하퍼는 CNN에 2014년 로레스 차장보가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에게 성폭력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익명 보도를 요구한 다른 피해자도 있다. 브라질 출신 의학박사인 로레스 차장보는 현재 UNAIDS 사무차장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그는 계약 만료에 따라 이번 주에 유엔을 떠날 계획이다.

한편 성추문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을 ‘전국 성범죄 인식과 예방의 달’로 선포했다. AFP 통신은 이런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에 성폭행이나 성희롱을 저질렀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여성이 최소 2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4-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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