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부정 논란에 군·경찰 압박하자 물러나
2006년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중남미 좌파 지도자 대열박빙이던 1·2위 격차, 비공개 개표 후 10%포인트 이상 벌어져
![볼리비아 대통령 사퇴 선언](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103_O2.jpg)
AFP 연합뉴스
![볼리비아 대통령 사퇴 선언](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103.jpg)
볼리비아 대통령 사퇴 선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지방도시 코차참바에서 사임을 발표하는 모습. 볼리비아 TV방송이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2019.11.11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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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거센 대선 불복 시위에도 선거 부정은 없었다며 버텨온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군과 경찰마저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하자 결국 두 손을 들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 이런 갈등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무척 가슴 아프다”며 의회에 사의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그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 이후 3주 만이다.
이번 선거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40%를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서며 결선 없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석연치 않은 개표 과정을 놓고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며 3주째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자리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409_O2.jpg)
AP 연합뉴스
![자리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409.jpg)
자리에서 물러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2019.11.10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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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곧바로 반발했고,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내며 대선 결과 무효화나 결선 실시를 촉구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줄곧 부정 의혹을 일축했고, 야권의 의혹 제기가 ‘쿠데타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주 지역 국제협력기구 OAS가 선거 부정을 시사하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자 더 버틸 명분이 부족해졌다.
이날 오전 OAS는 지난달 선거 과정에서 투표 시스템에 여러 ‘부정’과 ‘정보 시스템 조작’이 발견됐다며,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새 선거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경찰차에 올라가 국기 흔드는 볼리비아 야권 지도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538_O2.jpg)
로이터 연합뉴스
![경찰차에 올라가 국기 흔드는 볼리비아 야권 지도자](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11/11/SSI_20191111072538.jpg)
경찰차에 올라가 국기 흔드는 볼리비아 야권 지도자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 10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야권 지도자인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가 경찰 차량 위에 올라 국기를 흔들고 있다. 2019.11.11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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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한 좌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로써 거의 14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됐다면 총 19년간 장기 집권할 예정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야권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 후 “독재가 끝이 났다”며 “절대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환호했다.
한편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과 각료들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분간 볼리비아의 정국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