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 데리고 17일 헤엄쳐 다닌 범고래 탈레쿠아, 다시 임신

죽은 새끼 데리고 17일 헤엄쳐 다닌 범고래 탈레쿠아, 다시 임신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29 07:43
업데이트 2020-07-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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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죽은 암컷 새끼(왼쪽)를 코로 밀어내며 17일 동안 1600km를 함께 헤엄쳐 다녀 세상 사람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암컷 범고래 탈레쿠아가 다시 임신에 성공했다고 과학자들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AP 자료사진
2년 전 죽은 암컷 새끼(왼쪽)를 코로 밀어내며 17일 동안 1600km를 함께 헤엄쳐 다녀 세상 사람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암컷 범고래 탈레쿠아가 다시 임신에 성공했다고 과학자들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AP 자료사진
2년 전 죽은 새끼를 데리고 17일 동안 헤엄쳐 다녀 세상 사람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암컷 범고래 ‘탈레쿠아’(Tahlequah)가 다시 임신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과학자들이 붙여준 이름 J35로 불리던 탈레쿠아는 2년 전 몸무게가 136㎏이나 나가던 암컷 새끼를 데리고 1600㎞를 헤엄쳐 다녀 유명해졌다. 이 암컷은 북아메리카 대륙의 태평양 가운데 북동쪽을 서식지로 삼는 네 종류의 고래 공동체에 속하는데 모두 72마리 밖에 안돼 소규모 고래 떼로 분류된다.

보트 여행, 수면 아래 소음, 태평양 북서쪽 퓨젯 사운드 지역의 오염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느껴 이들 공동체의 임신 성공률이 3분의 1 밖에 안된 터라 이들을 추적 관찰해 온 존 더반과 홀리 펀바흐는 탈레쿠아의 임신 성공에 흥분하고 있다고 일간 시애틀 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워싱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치누크 연어 개체 수가 급감하는 것도 고래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

탈레쿠아의 새끼 암컷 출산 자체가 속한 공동체의 경사였다. 탈레쿠아는 2010년 수컷 한 마리를 낳은 뒤에도 다른 두 마리를 잃은 뒤 암컷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 암컷은 공동체가 3년 만에 들은 아기 울음소리이기도 했다. 그 암컷이 세상을 떠난 뒤에 이 공동체에서 딱 두 마리가 태어나 지금도 생존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탈레쿠아가 임신한 새끼를 세상에 내놓아도 건사하기는 쉽지 않다. 이 공동체의 여러 청소년 범고래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너무 야위었다고 과학자들은 걱정했다. 더반은 “우리는 그녀가 새끼를 가졌을까봐 걱정했다. 스스로도 지키기 어려운데 새끼, J47(2010년 봤다는 수컷)까지 돌볼 수 있을 것인가?”라고 묻고 “고래들에게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어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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