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美대선 이기든 伊 감옥서 4년 썩은 나만큼 나빠지겠나”

“누가 美대선 이기든 伊 감옥서 4년 썩은 나만큼 나빠지겠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05 17:38
업데이트 2020-11-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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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교환학생 살해 2012년 사면받은 어맨다 녹스 대선 평가

지난 2007년 이탈리아 교환학생으로 지내다 영국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로 4년을 복역한 뒤 2012년 사면된 어맨다 녹스. AFP 자료사진
지난 2007년 이탈리아 교환학생으로 지내다 영국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로 4년을 복역한 뒤 2012년 사면된 어맨다 녹스.
AFP 자료사진
미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이런저런 논평을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2007년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동료 메레디스 커처를 살해한 혐의로 현지에서 4년을 복역한 뒤 2012년 사면된 어맨다 녹스(33)가 선거 다음날 아침 트위터에 “어느 쪽이 당선되든 앞으로 4년은 내가 이탈리아에 나가 공부했던 4년 만큼은 나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나”라고 되물어 많은 이들을 화나게 만들었다고 인사이더 닷컴 등이 보도했다.

정작 본인은 농담이었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이 트윗이 여성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고 “생각없음”을 드러낸다며 당장 지우라고 요구하는 댓글을 적었다. 2만회 이상의 리트윗과 좋아요!를 받긴 했다. 물론 일종의 블랙 유머라고 반기는 이도 있었다. 녹스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루디 게에드는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한 트위터리언은 “이렇게 심하게 생각없는 트윗 때문에 메레디스의 유족들을 떠올렸다”고 안타까워했고, 다른 이는 “내 생각에 아주 부적절하고 생각 없는 언급”이라고 개탄했다. 또 다른 이는 “누군가 죽었기 때문에 밥맛 떨어지는 트윗”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진행자이며 인프루언서인 제시카 피레는 그 트윗이야 말로 “백인의 오만함이 표출된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사회활동가 숄라 모스 쇼그바미무는 “흑인 여성이 이런 식으로 굴지는 않을 것”이라며 “스테로이드 넘쳐나는 백인의 오만함이 아니면 이럴 수 없다”고 혀를 끌끌 찼다.

칼럼니스트 살리 휴즈는 한마디로 대꾸하길 “참담하다”고 했다. 영국 방송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은 녹스에게 댓글을 달아 “메레디스 커처란 이름의 21세 영국 여성이 이탈리아에서 당신보다 훨씬 나쁜 세월을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스는 자신에 대한 기소가 잘못됐다는 점을 농을 섞어 말했을 뿐이라며 “내가 겪은 트라우마에 대해 농을 할 수는 있는 일 아닌가. 내가 커처에 대해 농을 한 것도 아니다. 난 메레디스를 죽이지 않았다. 루디 게에드가 그런 것이며 난 이를 잘 안다. 날 비난하기 위해 메레디스 이름을 끌어들이지 말라. 여러분은 감상적”이라고 공박했다.

한 트위터 팔로어는 “OMG(오마이갓), 당신은 보드카를 홀짝이게 만들었다! 오늘밤 트위터를 제패했다”고 비아냥거렸다. 다른 이는 “사랑해요. 모두가 각자 생각할 기회를 줘 고맙군요”라고 이죽거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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