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맞으면 매주 검사에 1600만원 벌금” 미 백신 의무화 민간 확대… “너무 강압적” [이슈픽]

“안 맞으면 매주 검사에 1600만원 벌금” 미 백신 의무화 민간 확대… “너무 강압적” [이슈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11-05 02:05
업데이트 2021-11-05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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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 발표

100인↑ 사업장에 내년 1월 접종시한 통보
미접종자, 매주 검사 안 받으면 고액 벌금
미 근로자 1억명 대상…전체 노동자 3분의2
19개주 연방 하청직원 의무 접종 반발 소송
“백신 실험 충분치 않아”…정치적 이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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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아플까”…백신접종 전 겁먹은 표정 짓는 미국 어린이
“얼마나 아플까”…백신접종 전 겁먹은 표정 짓는 미국 어린이 3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토스에서 6세 여아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을 앞두고 겁먹은 표정을 짓자 의사가 달래며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에 따라 이날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스토스 로이터 연합뉴스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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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승인 논평하는 바이든
어린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승인 논평하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에서 5∼11세 어린이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100인 이상 민간 사업장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를 따르지 않는 직원에게는 매주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고 이마저도 어기면 업체에 한 명당 16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세계 최다인 75만명에 육박한다. 미 행정부 결정은 연방 공무원과 정부 하청업체 직원에 이어 민간 기업으로도 백신 의무화를 확대한 것이지만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물론 일부 주 정부 정책과 충돌해 법적 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규정 어기면 1건당 1600만원 벌금
연방 공무원 이어 민간에도 확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은 1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민간 사업장에 대해 내년 1월 4일까지 직원의 백신 접종을 끝내도록 했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을 경우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업무 중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 규정을 어기면 위반 한 건당 약 1만 4000달러(약 1600만 원)의 벌금을 물 수 있다.

새 규정은 미국 노동자 8400만명에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이와 함께 정부의 의료보장제도에서 자금을 받는 요양원, 병원, 기타 시설에서 일하는 1700만 명에 대해서도 1월 4일까지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이들의 경우 비접종 시 매주 검사 요건이 적용되지 않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새 조처는 약 1억명의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미국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의료적, 종교적 사유가 인정될 경우 접종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고, 백신을 맞는 직원에게는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연방정부 직원, 군인, 연방정부와 계약해 거래하는 하청업체 직원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상태다.

연방 하청업체 직원의 경우 12월 8일부터 이 요건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시행 시기를 1월 4일로 한 달가량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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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의무 접종 반대”
“백신 의무 접종 반대”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근로자들과 지지자들이 2021년 11월 1일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JPL 밖에서 모든 연방 직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도록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명령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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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세 어린이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한 미국
5-11세 어린이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한 미국 3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한 병원에서 6살 어린이 타일러 홈-디노마가 엄마 품에 안겨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하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에 따라 이날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덴버 AP 연합뉴스 2021-11-04
미 접종완료율 69.8%
새 규정 적용시 1200만명 추가 접종

이번 강화된 지침은 미국에서 18세 이상 성인의 69.8%가 백신 접종을 모두 끝내고 80.2%가 최소 1회 접종을 했지만, 접종을 거부하거나 망설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인식에서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새 규정 적용할 경우 적어도 1200만 명이 추가로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 행정부는 이 규정이 주 정부의 법률이나 명령보다 우선한다는 입장이지만,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은 일부 주 정부로부터 강한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공화당이 차지한 20곳 이상의 주 법무장관은 연방의회의 법률만이 이러한 규제를 강제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할 계획을 시사했다고 AP는 보도했다.

지난주 19개 주는 연방 하청업체 직원에 대한 접종 의무화 조처에 반대하며 이미 소송을 낸 상태다.

일부 기업은 이번 조처가 가뜩이나 부족한 노동력 시장의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불만도 표시한다.

미 행정부는 이 규정이 적용되면 향후 6개월간 25만명의 코로나 환자 입원을 막고 수천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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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의무 접종 반대”
“백신 의무 접종 반대”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근로자들과 지지자들은 2021년 11월 1일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JPL 밖에서 모든 연방 직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도록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명령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11-02
75만명 사망…미 알래스카 인구 사라져
세계대전·한국전쟁·베트남 전사자 넘어

2019년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처음으로 발병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에서만 약 75만 명이 사망했다. 이는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주민들이 전원 사망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치로 이미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의 수를 다 합친 것을 넘어섰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코로나19 데이터에 따르면 3일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4만 8518명이다. 브라질(60만 8071명)이나 인도(45만 9191명)를 뒤로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20년 미국 인구조사 기준 알래스카(73만 3391명)나 워싱턴DC(68만 9545명), 버몬트(64만 3077명), 와이오밍(57만 6851명)주의 인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으며 백신 접종이 가족·지역 간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민들은 ‘백신 실험이 충분하지 않았다’, ‘백신 정책이 너무 강압적이다’라며 거부하거나 정치적인 이유로 집단으로 백신을 맞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미시간주의 터스콜라 카운티 주민 중 한 번이라도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은 51%에 불과했다. 이 지역은 정치적으로 보수적이며 반정부 정서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스크 상습 미착용한
극우 의원에 5700만원 벌금


앞서 미 극우 성향 연방 하원의원은 의회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방역 지침을 어겨 5000만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 의원이 지금까지 최소 20차례 마스크 착용 규정을 어겨 4만 8000달러(5700만 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인사로, 극우 음모론 단체인 큐어넌(QAnon) 지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원은 지난해 7월 의사당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첫 위반 시 500달러 벌금을 물고, 이후부터는 위반할 때마다 2500달러씩 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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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선 의원이 1일 미 워싱턴DC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첫 대응자들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2021년 11월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연설하고 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여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긴급구조 요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AFP 연합뉴스
카우선 의원이 1일 미 워싱턴DC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거부하는 첫 대응자들에 대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2021년 11월 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연설하고 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여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긴급구조 요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열렸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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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의무 접종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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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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