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며 주먹 불끈… 트럼프 “두려워 않고 악에 맞서 싸울 것”

피 흘리며 주먹 불끈… 트럼프 “두려워 않고 악에 맞서 싸울 것”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4-07-15 00:56
수정 2024-07-1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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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순간에도 ‘본능적 쇼맨십’

경호원 만류에도 주먹 든 트럼프
영화 ‘록키’ 연상케 해 강인함 각인
겁먹었던 지지자들 “USA” 연호
‘싸우라’가 공화당 슬로건 될 수도
SNS에 “상상 못할 일, 신이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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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맞고도 주먹 번쩍
총 맞고도 주먹 번쩍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직후 비밀경호국(USSS)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동하면서도 주먹을 번쩍 들어 “싸워라”라고 외치고 있다.
버틀러 로이터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대선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를 흘리며 황급히 무대를 빠져나가는 상황에서도 ‘전매특허’인 쇼맨십을 잃지 않았다. 생사의 기로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층 결집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인한 현장 대처는 ‘고령 리스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극적인 대비 효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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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엔 두 발로 뚜벅뚜벅
퇴원 후엔 두 발로 뚜벅뚜벅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았다. 그는 현지 지역 병원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고 이튿날 새벽 뉴저지 공항에 도착했다(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엑스 캡처
이날 총격 직후 무대 밑으로 엎드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호요원에게 겹겹이 둘러싸여 일어났다. 요원들이 “곧바로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재촉했지만 그는 다급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기다리라”고 지시했다. 이어 주먹을 공중으로 여러 차례 치켜들면서 “싸워라”라고 외쳤다.

연단을 벗어나며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것인데,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데 그치지 않고 피를 흘리는 얼굴 위로 주먹을 들어 보여 저항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평소 자신이 동일시하는 배우 실베스터 스탤론(78)이 출연한 영화 ‘록키 발보아’(2006)의 포스터 사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11월 ‘록키3’(1982)의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릴 만큼 스탤론의 남성적 이미지를 추구해 왔다.

충격과 공포에 질려 웅성거리던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자 “USA, USA”를 연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대 계단에 다다르자 다시 한번 멈춰 서서 주먹을 들어 올렸다. 이때 관중들은 더욱 크게 소리를 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장면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본능적 연결, 현대 미디어 시대에 대한 숙달을 이보다 더 완벽하게 보여 주는 순간을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그가 역사에 잊히지 않을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돼 머그샷(범죄 혐의자 사진)을 촬영할 때도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94)처럼 찡그린 표정을 연출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자신이 카메라에 어떻게 보일지 늘 의식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이미지를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순전히 자신의 본능에 의지해 즉흥적 쇼맨십을 펼쳤다고 NYT는 분석했다.

팀 버쳇 공화당 하원의원은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사건은 공화당 지지층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서 “‘싸우라’는 말은 앞으로 우리의 대선 슬로건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다음날인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계정에 “여러분의 염려와 기도에 감사드린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신 분이 하나님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도 두려워하지 않고 ‘악’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예정대로 참석한다.
2024-07-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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