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예절 강조되는데 열차 앞 승객 향해 “에츄”하고 되레

기침 예절 강조되는데 열차 앞 승객 향해 “에츄”하고 되레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3-10 08:43
업데이트 2020-03-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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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동영상 캡처
BBC 동영상 캡처
“장난 아니지? 당신, 지금 날 향해 기침한 거지?” “그래, 했다. 입은 안 벌리고 입 안에서만 했다.”

“역겹다.” “너도 역겨워.”

‘기침 예절’이 강조되는 이즈음인데, 호주 시드니의 한 열차 안에서 촬영돼 이 나라 소셜미디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동영상이다. ABC 방송의 앤디 파크 기자가 통근하기 위해 뒤쪽 자리에 앉아 있다가 두 사람의 팽팽한 설전을 담았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의 남자 승객은 헤드폰을 썼다 벗었다 안절부절을 못한다. 문제의 여성은 보란 듯 한 번 더 남자를 향해 기침을 한다. 남성이 기침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으려 하자 그런 것이다.

그는 “내가 왕따 시킨다고? 난 정중하게 입을 가려달라고 부탁했던 거다”라고 말했고, 여성은 “입을 벌리지 않고 기침했다고 얘기했다. 내 말을 듣지 않는 거냐”고 오히려 따진다. 그 뒤 두 사람은 서로가 요령 부득인 문답을 주고받다가 서로 상대를 향해 “입 닥치라”고 퍼붓는다. 여성도 한심하다는 듯 어깨를 움찔거린다.

파크 기자는 사실 왜 이렇게 둘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는지, 사달을 일으킨 일이 무언지 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여성은 남자가 자신을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로 오인했다고 마음이 상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도 했다. “이렇게 해도 당신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남자가 너무 무례했다며 여성 편을 드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여성이 역겨운 행동을 했다고 타박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 누리꾼은 “두살배기 딸도 입을 가리거나 팔꿈치에 대고 기침을 할줄 안다”라고 적었다. 하지만 “얼마나 무례한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누구라도 이런 일을 한다면 용서받을 수 없다”고 적었다.

파크 기자는 야후 뉴스 호주 인터뷰를 통해 지금처럼 코로나 두려움증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 결과 8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3명이 사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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