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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도망·총리 사임 거부… 혼돈의 스리랑카 ‘국가 비상사태’

대통령 도망·총리 사임 거부… 혼돈의 스리랑카 ‘국가 비상사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7-13 16:36
업데이트 2022-07-1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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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자팍사 대통령, 공군기 이용 몰디브로 도피
총리는 당초 사임 입장 바꿔 권한 대행 움직임
시위 격화… 대통령 관저 점거 후 국회로 이동

13일 한 시위 참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기 불과 몇 시간 전 몰디브로 도피했다. 2022.7.13 AP 연합뉴스
13일 한 시위 참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기 불과 몇 시간 전 몰디브로 도피했다. 2022.7.13 AP 연합뉴스
국가 부도 사태를 맞고 대통령은 도피한 스리랑카에서 사퇴 압력을 받는 총리가 사임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스리랑카 공군은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군기를 이용해 몰디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자팍사 대통령과 함께 사임 압력을 받아온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는 입장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가 관저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다. 2022.7.13 AP 연합뉴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가 관저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다. 2022.7.13 AP 연합뉴스
이 같은 소식에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점거하고 있던 반정부 시위대는 인근의 총리 집무실 앞으로 몰려들고 있다. 경찰은 급히 인력을 파견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막아선 상태다.

시위대는 콜롬보 외곽의 행정수도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에 있는 국회로도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일부 지역엔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몰디브로 도피하기 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한 라자팍사 대통령. 2021.11.1 로이터 연합뉴스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몰디브로 도피하기 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한 라자팍사 대통령. 2021.11.1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스리랑카는 지난 5월 외채 이자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를 선언했고, 신용 거래가 중단되면서 석유 등 필수품 수입이 사실상 끊겼다.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했고 이들은 지난 9일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총리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그 사이 라자팍사 대통령은 인근 공군기지로 대피했다.

수십년 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궁에 난입해 호화스러운 궁 내부를 돌아본 뒤 수영장을 구경하고 있다. 2022.7.11 EPA 연합뉴스
수십년 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궁에 난입해 호화스러운 궁 내부를 돌아본 뒤 수영장을 구경하고 있다. 2022.7.11 EPA 연합뉴스
스리랑카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라자팍사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한 명이 안토노프32 항공기에 탑승해 스리랑카를 떠났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앞서 라자팍사 대통령은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공식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민항기를 이용한 아랍에미리트(UAE)로의 탈출도 시도했지만, 공항 내 이민국 직원의 저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든 시위대가 서성이고 있다. 2022.7.13 AFP 연합뉴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든 시위대가 서성이고 있다. 2022.7.13 AFP 연합뉴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당초 지난 9일 대규모 시위 당시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대통령 승계 1순위인 그가 권한 대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야당은 승계 2순위인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추대한 상태다.

한편 스리랑카 정국 혼란에 미국 대사관은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 콜롬보 주재 미 대사관은 트위터에 “주의를 기울이는 차원에서 13일은 오후부터, 14일은 종일 영사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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