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팍사 대통령, 공군기 이용 몰디브로 도피
총리는 당초 사임 입장 바꿔 권한 대행 움직임
시위 격화… 대통령 관저 점거 후 국회로 이동
13일 한 시위 참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흔들고 있다.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사임 의사를 밝히기 불과 몇 시간 전 몰디브로 도피했다. 2022.7.13 AP 연합뉴스
스리랑카 공군은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공군기를 이용해 몰디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라자팍사 대통령과 함께 사임 압력을 받아온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는 입장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관저를 점거한 시위대가 관저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다. 2022.7.13 AP 연합뉴스
시위대는 콜롬보 외곽의 행정수도 스리자야와르데네푸라코테에 있는 국회로도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언했으며 일부 지역엔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13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몰디브로 도피하기 전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에게 사임 의사를 전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 참석한 라자팍사 대통령. 2021.11.1 로이터 연합뉴스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했고 이들은 지난 9일 라자팍사 대통령과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총리 집무실 등을 점령했다. 그 사이 라자팍사 대통령은 인근 공군기지로 대피했다.
수십년 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에 일어난 반정부 시위대가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궁에 난입해 호화스러운 궁 내부를 돌아본 뒤 수영장을 구경하고 있다. 2022.7.11 EPA 연합뉴스
라자팍사 대통령은 민항기를 이용한 아랍에미리트(UAE)로의 탈출도 시도했지만, 공항 내 이민국 직원의 저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실 밖에서 국기를 든 시위대가 서성이고 있다. 2022.7.13 AFP 연합뉴스
한편 스리랑카 정국 혼란에 미국 대사관은 영사 업무를 중단했다. 콜롬보 주재 미 대사관은 트위터에 “주의를 기울이는 차원에서 13일은 오후부터, 14일은 종일 영사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