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복권’ 당첨돼 英 가던 인도 산골 청년…안타까운 사연들

‘비자 복권’ 당첨돼 英 가던 인도 산골 청년…안타까운 사연들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5-06-13 18:51
수정 2025-06-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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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65명 숨져…승객·승무원·의대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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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 부검실 앞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로 14세 동생을 잃은 청년이 오열하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 부검실 앞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로 14세 동생을 잃은 청년이 오열하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AP 연합뉴스


인도 서부 구자라트 주(州) 아메다바드에서 150㎞ 떨어진 사도르 마을은 구글 지도에서 힌두교 사원 몇 곳만 검색되는 산골 마을이다. 이 마을에 사는 청년 사힐 파텔(25)은 영국의 ‘비자 복권’에 당첨돼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영국 정부는 ‘인도 청년 전문가 제도’를 통해 학력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18세~30세 사이의 인도 청년을 대상으로 영국에서 2년 동안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한다. 신청자들 중 무작위 투표를 통해 선정된 대상자들은 비자를 받아 영국으로 갈 수 있는데, 파텔은 이같은 행운을 거머쥔 3000여명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온 가족의 꿈이었던 파텔의 새 삶은 시작하기도 전에 끝났다. 그가 런던으로 가기 위해 탑승한 에어인디아 항공기가 추락해 승객 1명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이 숨지면서다.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추락 지점의 민간인 등 최소 26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 사고 이틀째인 13일 저마다 사랑하는 가족과 꿈을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중동 언론 알자지라는 이날 “일생일대의 행운을 얻은 파텔을 비롯해 장학금을 받고 런던으로 가던 학생들, 결혼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일가족 등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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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통곡하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AP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통곡하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AP 연합뉴스


사이드 나피사 바노라는 여성은 남편이 선물한 금색 팬던트로 신원이 확인됐다. 영국에서 남편과 어린 자녀 둘과 거주하는 그는 인도에서 두 달 간 머문 뒤 런던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한 그의 가족과 친척들은 망연자실했다. 가족들이 언론에 보여준 스마트폰 속 사진첩에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일가족이 모여 환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이 마지막으로 담겼다.

항공기가 추락한 국립 B.J 의대 기숙사에서도 의대생 등 사망자들이 속출했다.

의대 2학년 라케시 데오라는 점심 식사를 하던 도중 떨어지는 파편에 맞아 숨졌다. 가족들이 달려왔지만 데오라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을려 있었다. 그의 친구들은 “가족들이 그가 의사가 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시신 269구를 수습해 유전자 정보(DNA)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항공기에는 승객 230명과 기장·승무원 12명 등 242명이 타고 있었다. 이중 인도계 영국인 1명이 생존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국립 B.J 의대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해 학생 5명이 지상에서 숨지고 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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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 유족이 사고로 희생된 일가족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로이터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아메다바드의 한 병원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추락사고 유족이 사고로 희생된 일가족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5.6.13 아메다바드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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