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러시아 편에 선 중국 정부에 대한 실망 속에서
“푸틴 찬양”, “우크라 미녀 난민 환영” 등 반응에 폭발
군사전문가 “러시아는 침략한 것 아냐” 발언까지 겹쳐
우크라 내 중국인 “죽지 않으려면 국적 반드시 숨겨야”
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리코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 청사 앞 차량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까맣게 타버린 상태로 버려져 있다. 하리코프 AFP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 영사보호센터는 2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교민 1명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다가 총격을 당해 다쳤다. 현지 병원에서 치료 중이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총을 쏜 이의 국적과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매체들은 “오인에 의한 피격”임을 강조하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중국이 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사실상 지지한 데 따른 보복 아니냐”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확한 피해 경위는 시간이 지나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민일보는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소재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의 발언을 인용해 “얼마 전 외출했다가 도로에서 검문 중인 우크라이나 무장 군인을 만났다. 그들이 중국인이냐고 물었는데 일본인이라고 답하고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도 “현지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은 국적을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의) 총에 맞아 죽고 싶지 않다면 중국인임을 숨기는 방법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뒤늦은 대처로 우크라이나를 떠나지 못한 중국인들이 현지 방공호로 대피해 있다. 인민일보 캡처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한 우크라이나 여성이 중국인들을 향해 “조롱을 멈춰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