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성직자가 고가미술품 모으며 호화아파트 생활

바티칸성직자가 고가미술품 모으며 호화아파트 생활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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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도난 신고했다 ‘돈세탁’ 혐의 드러나 쇠고랑

이탈리아에서 돈세탁 혐의로 구속된 전직 교황청 성직자가 알고 보니 호화아파트에서 고가의 미술품을 수집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검찰은 수백만 유로의 현금을 밀수하려 한 혐의로 전직 교황청 성직자 눈치오 스카라노 등 3명을 지난 28일(현지시간) 체포했다.

이번 돈세탁 수사는 지난 1월 스카라노가 자택에서 미술품을 도난당했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스카라노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으리으리한 호화아파트와 집안 복도에 진열된 고가의 미술품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살던 아파트는 이탈리아 남부 도시 살레르노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으며 크기는 700㎡(약 212평)에 이른다.

그날 스카라노가 도난당했다고 신고한 수집품만 해도 무려 600만 유로(약 88억원) 어치였다. 이 중에는 마르크 샤갈과 조르조 데 키리코, 레나토 구투소 등의 작품과 종교 미술품 여러 점이 포함돼 있었다.

스카라노는 그의 집과 미술품 모두 기부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수사당국은 그의 재산현황을 조회했다. 그 결과 스카라노가 살던 집 외에도 부동산회사 3곳을 공동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지난해 바티칸은행(IOR)에서 한꺼번에 56만 유로를 현금 인출해 주변 지인들의 자기앞수표와 바꿔준 정황도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이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그가 금융업자와 전직 군경찰과 함께 스위스 은행 계좌에 있던 약 2천만 유로의 현금을 빼내 공항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이탈리아로 들여오려 한 혐의를 확인했다. 스카라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검찰에 체포됐다.

이에 대해 스카라노는 지인들에게 수표를 기부받은 것이며 이 돈을 말기 환자를 위한 쉼터를 짓는 데 사용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카라노는 평소 바티칸은행의 고위 직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의 파문이 바티칸 핵심부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기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안팎으로 비난을 받아 온 바티칸은행의 부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교황청은 “이번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겠다”면서도 스카라노가 교황청 업무를 한 달여 전 그만둔 ‘전직 직원’임을 강조하며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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