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법상 표어에 부당한 독점권 부여 안돼”
프랑스와 베네룩스3국(벨기에·룩셈부르크·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최근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의 표어가 된 ‘나도 샤를리다’(Je suis Charlie)의 상표 등록을 불허했다.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지적재산권기구 INPI의 대변인을 인용, 해당 문구에 대한 상표등록 청원 100여 건이 기각됐다고 말했다.
베네룩스3국에서 비슷한 업무를 보는 BIOP도 한 벨기에인이 ‘나도 샤를리다’ 문구를 옷, 장난감, 광고 등에 사용하게 해달라고 상표 등록을 출원했으나 인가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상표법 전문가들은 이 글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한 기준에 맞지도 않고 상표가 “공공 정책이나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윤리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유럽 규정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원래 이 문구를 트위터에 퍼뜨린 요아킴 롱생(39)도 표어의 상업적 이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롱생은 BBC방송에 “희망으로 가득한 이 슬로건을 누군가가 소유한다는 생각조차 불쾌하다”면서 언론자유를 추구하는 ‘국경없는기자회’에만 그가 만든 문구 도안의 사용을 허락했을 뿐 변호인들을 통해 슬로건의 어떤 상업적 이용도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롱생의 변호사는 ‘나도 샤를리다’의 저작권 등록을 통해 표어의 상업적 사용을 규제하고, 당초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패션잡지 스타일리스트의 파리 지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롱생은 지난주 자신의 사무실과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이 테러를 당하자 동료와 함께 충격에 할 말을 잊었다고 말했다.
롱생은 그러나 곳곳에서 경악과 절망의 메시지만 난무하는 것을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나는 자유롭고, 나는 두렵지 않다’는 뜻을 담아 ‘나도 샤를리다’라는 말을 생각해 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나도 샤를리다’ 해시태그(주제분류어)는 약 700만 회 트윗될 정도로 빨리 회자했으며 파리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을 비롯해 프랑스 전역과 런던, 뉴욕 등에서 수백만 명이 반테러 연대 시위를 벌일 때 상징적 구호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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