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치프라스 국민투표 강행…압박카드 될까

예상 깬 치프라스 국민투표 강행…압박카드 될까

입력 2015-07-02 03:12
업데이트 2015-07-0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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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결과 찬반 모두 총리직 사퇴 압력…은행 영업중단 이후 여론악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1일(현지시간) 국민투표를 철회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강행의지를 밝혀 3차 구제금융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긴급연설에서 “더 공정한 합의안을 압박할 수 있도록 반대에 투표해달라”며 국민투표를 채권단과 협상에서 압박용 카드로 쓰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TV 연설과 29일 공영방송 ERT 인터뷰에서도 그는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에 반대하는 표가 많을수록 협상에서 그리스의 입지도 강해질 것이라며 반대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리스 언론 등은 이날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의 제안을 일부 수정하면 수용할 수 있다고 채권단에 보낸 서한이 공개되자 국민투표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국민투표의 안건이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제안한 협상안의 찬반을 묻는 것인데 총리가 직접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투표가 무의미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은행 영업중단 조치와 연금 지급 제한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서둘러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도 커져 일부 유로존 관리가 요구한 대로 국민투표 철회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그리스 일간지에 공개된 지난달 28~30일에 실시한 여론조사는 반대가 54%로 찬성(33%)보다 많았지만 자본통제 조치가 발표되기 전에 57%였던 반대가 발표 이후 46%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말 연금이 절반만 입금되고 현금카드가 없는 연금수급자는 전날까지 연금을 찾지 못하는 등 연금수급자가 분노하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채권단의 제안에 연금 삭감도 포함돼 연금수급자 상당수는 국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은행영업중단 등에 따라 찬성표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유럽 담당 시몬 닉슨 칼럼니스트도 이날 트위터에 유로존 소식통을 인용해 치프라스 총리가 이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 전에 국민투표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예상과 달리 치프라스 총리는 예정보다 3시간 늦어진 긴급 연설에서 새로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국민투표가 여전히 채권단을 압박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자신의 총리직 사퇴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달 29일 투표에서 찬성이 나오면 존중하겠지만 그것을 이행할 수는 없다며 찬성으로 결정되면 사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대가 나오더라도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과 협상테이블에 마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로존 좌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 결과가 나와야만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치프라스 총리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리스와 협상은 하겠지만 치프라스 총리가 사퇴한 그리스 정부와 하겠다는 것이라고 독일 언론 등은 풀이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협상을 타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퇴한다면 조기총선을 치러 새 정부를 구성할 때까지 협상을 진행하지 못해 그리스의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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