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블랙박스에 테러 단서…”폭발음·갑자기 기록 끊겨”

러 여객기 블랙박스에 테러 단서…”폭발음·갑자기 기록 끊겨”

입력 2015-11-07 10:46
수정 2015-11-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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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소식통 “이륙 후 24분간 정상 작동하다 ‘암전’…비행 중 폭발음 뚜렷”미국 정부 관계자 “시리아-이집트 IS 조직원, 교신에서 추락 축하”

지난달 이집트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폭탄 테러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블랙박스 분석에서도 폭발음 등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가 나왔다고 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추락 원인을 조사 중인 유럽 조사관 등 소식통들을 인용, 현장에서 수거된 블랙박스에 기록된 내용이 기기 이상 등에 따른 사고보다는 폭탄 공격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블랙박스를 구성하는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를 분석한 결과 모두 정상 상태를 유지하다 이륙 24분 만에 갑자기 끊어졌으며 비행 중 폭발음도 녹음돼 있었다면서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 소식통은 “추락 여객기가 샤름엘셰이크 공항에서 이륙한 뒤 24분까지는 조종실 음성 녹음과 비행기록 내용 모두 정상적이었다”면서 “이는 여객기가 (그 뒤에) 급작스러운 폭발성 압력 감소를 겪었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이터상으로는 추락 여객기에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다른 소식통도 “여객기가 갑작스럽고 격렬한 방식으로 추락했음이 블랙박스에 나타나있다”며 “비행기록도 매우 정상적이다가 갑자기 모두 사라진다”고 전했다.

프랑스2 방송은 블랙박스 자료를 분석한 조사관이 “비행 도중 폭발하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렸다”고 말했으며 해당 폭발음이 기기 이상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앞서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항공사들의 이집트 운항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같은 조치는 앞서 추락 원인으로 사고 쪽에 기울어졌던 러시아 정부가 폭탄 테러 가능성에 대한 미국과 영국 정보 당국의 추정에 동의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음을 나타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운항 중단 결정을 내리기 전 미국과 영국에서 여객기 추락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말햇다.

이집트 정부는 그러나 폭탄 테러의 근거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 가운데 폭탄 공격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IS의 이집트 지부는 이번 여객기 추락이 시리아의 IS를 공습한 러시아에 보복하기 위해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영국 언론들은 앞서 6일 영국과 미국 정보당국이 시리아와 이집트의 IS 조직원 사이 교신에서 IS가 기내에 폭탄을 실었다는 증거가 되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교신에 대해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여객기 추락을) 명백히 축하하고 자랑하고 있으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미국 NBC방송에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긴급상황부는 자국 전문가들이 추락 현장에서 여객기 잔해를 수거해 폭발 흔적 등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아울러 국영 항공사인 아에로플로트 여객기를 이집트로 보내 샤름엘셰이크에 남은 자국민들을 실어나를 계획이라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폭탄 공격에 따른 추락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자국 항공사 여객기의 샤름엘셰이크 공항 이·착륙을 전면 중단했던 영국도 6일부터 자국민 일부의 송환을 시작했다.

한편 미국 국토안보부는 중동 지역에서 출발해 자국으로 오는 항공편 승객을 상대로 보안 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네덜란드 KLM 항공은 이집트 카이로발 암스테르담행 여객기 탑승객들에게 기내 소지 외에 짐을 부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각국 정부와 항공사를 중심으로 이집트 시나이 지역 여행 자제령과 운항 중단 등 보안을 위한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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