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러 나발니, 독극물 중독 뒤 18일 만에 의식 회복(종합)

‘푸틴 정적’ 러 나발니, 독극물 중독 뒤 18일 만에 의식 회복(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9-08 02:57
수정 2020-09-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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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병원 “심각한 중독에 따른 장기적 문제 배제 못해”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7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치 집회 도중 손짓을 하며 역설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해 7월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정치 집회 도중 손짓을 하며 역설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공항서 마신 홍차에 누군가 독극물 타”

독일이 러시아의 테러로 추정되는 독극물 ‘노비촉’(Novichok)에 중독됐다고 진단한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18일 만에 가까스로 의식을 찾았다.

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하고 있는 베를린 샤리테병원은 나발니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샤리테병원은 “그는 언어적 자극에 반응하고 있다”면서 환자 상태에 차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중독에 따른 장기적 문제를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샤리테병원은 나발니의 가족과 협의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앞서 샤리테병원은 지난달 24일 나발니가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 물질에 중독됐다고 밝힌 바 있다.

콜린에스테라아제 억제제는 살충제뿐만 아니라 노비촉, 사린가스, VX 같은 화학무기에도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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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중독 증세로 시베리아 옴스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2일(현지시간) 공항으로 가기 위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독극물 중독 증세로 시베리아 옴스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2일(현지시간) 공항으로 가기 위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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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극물 중독 증세로 시베리아 옴스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2일(현지시간) 공항으로 가기 위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독극물 중독 증세로 시베리아 옴스크의 한 병원에 입원 중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2일(현지시간) 공항으로 가기 위해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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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에 공격당해”
독일 정부 “나발니, 노비촉에 공격당해” 2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 전경. 독일 정부는 이날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베를린 AP 연합뉴스 2020-09-03 17:10:26


나발니 러시아 기내서 쓰러져 혼수상태
신경작용제 ‘노비촉’ 노출 “의심 여지 없다”
독일 시민단체 지원으로 베를린 옮겨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러시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가던 국내선 항공기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발니 측은 “비행기에 타기 직전 공항에서 마신 홍차에 누군가 독극물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는 이틀 뒤 독일의 시민단체가 보낸 항공편의 도움을 받아 베를린에 도착해 샤리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사건 직후 나발니 측은 독극물에 공격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의 흔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독일 정부는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공격당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2일 성명에서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가 화학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노출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의 희생양이 된 것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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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중독 사건’ 언급하는 메르켈 총리
‘나발니 중독 사건’ 언급하는 메르켈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독극물 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취재진과 문답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날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베를린 AP=연합뉴스 2020-09-03 07:50:35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표와 관련해 나발니를 “독극물을 사용한 살인미수의 희생자”라며 “러시아 정부만이 답할 수 있고, 반드시 답해야 할 매우 심각한 질문이 있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2018년 초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에 사용된 물질로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 율리야가 노비촉 중독 중세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바 있다.

독일 정부는 러시아에 이번 사건의 진상 규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러시아와 독일을 발트해로 잇는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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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 타스 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
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당국 “진상 규명 협조할 것”
獨에 “나발니 손톱·혈액 생체 보내달라”
러시아의 중요한 에너지 수출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은 기존에 깔린 가스관을 두배로 늘리는 것으로, 현재 90% 정도 공정이 이뤄져 예정대로라면 내년 가동된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나발니 사건의 모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독일과 전폭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주독일 러시아 대사관 역시 의견서를 통해 “우리는 파트너들에게 이번 사건의 정치화를 자제하고, 사실에만 의존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하면서 나발니와 관련한 독일 정부의 신속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최근 러시아 수사당국은 사건 조사를 위해 독일에 나발니의 손톱과 혈액 등 생체 조직 일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주째 혼수 상태에 빠진 것은 신경작용제 노비촉 공격에 당했기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8일 딸 다리아(왼쪽부터), 아들 자카르, 아내 율리아 등 가족과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 투표를 마친 뒤의 단란했던 모습이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주째 혼수 상태에 빠진 것은 신경작용제 노비촉 공격에 당했기 때문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8일 딸 다리아(왼쪽부터), 아들 자카르, 아내 율리아 등 가족과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 투표를 마친 뒤의 단란했던 모습이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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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세이 나발니 EPA 연합뉴스
알렉세이 나발니
EPA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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