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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에 소환된 히틀러… 지금도 유효한 나치 트라우마

우크라 전쟁에 소환된 히틀러… 지금도 유효한 나치 트라우마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3-07 13:04
업데이트 2022-03-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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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푸틴·우크라 지지 시위마다 ‘푸틀러’ 등장
2차 대전 때 나치의 소련 침공 상처로 남아
스탈린그라드 전투 소련군 47만명 사망·실종
나치 부역 반데라, 우크라 극우에 우상화 돼
네오나치 아조프 대대, 마리우폴서 활약 중
81년 전 키이브서 유대인 3만명 대학살 사건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포스터를 들고 있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로 묘사한 포스터를 들고 있다. 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세계 각지의 시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미지가 있다. 이번 참극을 불러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나치 독일의 ‘퓌러’(총통) 아돌프 히틀러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또는 그림이다. 반면 러시아는 외려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권을 ‘신나치주의자’라고 부르며 침공을 정당화하려 한다.

77년 전인 194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한 히틀러가 오늘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꾸 언급되는 이유는 나치 독일이 옛 소련이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여전히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서다.

지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건물들과 잔해로 어지럽혀진 거리가 보인다. 하르키우 타스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건물들과 잔해로 어지럽혀진 거리가 보인다. 하르키우 타스 연합뉴스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 전투로 기록된 1942년 스탈린그라드(현 러시아 볼고그라드) 전투에서 소련은 독일에 극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써 2차 대전 흐름을 바꿨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이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제2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의 상황에 대해 “스탈린그라드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 데는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뒤집고 러시아를 격퇴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 있다.

다만 독일군 사망자 약 40만명을 낸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소련군의 사망·실종자는 그보다 많은 47만여명에 달했다. 2차 대전 전체로 확대하면 소련군 사망자는 약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합군 전체 사망자의 과반을 차지한다. 소련은 승전국이 됐지만 말 그대로 피로 거둔 승리였다.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우익 민족주의자들이 스테판 반데라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키예프 타스 연합뉴스
지난 1월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우익 민족주의자들이 스테판 반데라의 초상화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키예프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내세우며 친러 꼭두각시 정권을 세우겠다는 야욕을 포장하고 있다. 나치에 완전히 점령됐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도 반나치 감정이 지배적이지만, 일부 극우주의자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이들은 폴란드와 러시아의 틈바구니에서 우크라이나 독립을 꾀한 나치 부역자 스테판 반데라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의 우상으로 여긴다.

7일 현재 완전히 포위된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조프 대대의 경우도 네오나치 조직으로, 이번 전쟁에서 이들의 활약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처럼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EPA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처럼 묘사한 그림을 들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EPA 연합뉴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 극우주의 확장과 반러 감정은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 강제 병합 등으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대인 가정 출신이라는 점만 봐도 러시아의 주장은 국내 선전용이라는 의혹이 확연해진다.

나치는 1941년 9월 29~30일 단 이틀 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 외곽 바비야르 골짜기에서 3만 3000여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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