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처음 꺼낸 푸틴, “美·中 병사에 경의” 표한 이유는(종합)

‘전쟁’ 처음 꺼낸 푸틴, “美·中 병사에 경의” 표한 이유는(종합)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5-09 18:14
업데이트 2023-05-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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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주년 전승절 기념식 연설
우크라 침공 후 처음으로 ‘전쟁’ 표현
나치 상대로 한 연합국 승리 언급하며
“나치 숭배” 경고…우크라 겨냥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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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5.9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5.9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제78주년 전승절 연설에서 “오늘날 문명은 다시 한번 결정적인 전환점에 서 있다. 우리 조국에 대한 실제 전쟁이 다시 한번 발발했다”고 말했다.

타스·A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면서 “그러나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물리치고,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 돈바스 주민들을 보호하며, 우리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며 공식적으로는 ‘전쟁’ 대신 ‘특별 군사 작전’으로 지칭해왔으나,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처음으로 ‘전쟁’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지난해 9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추가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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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5.9 스푸트니크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5.9 스푸트니크 AF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우리 러시아에겐 서양이나 동양에 비우호적이고 적대적인 민족이 없다”며 “지구상의 대다수 사람들처럼 우리는 평화, 자유, 안정의 미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우월적인 이데올로기가 본질적으로 혐오스럼고 범죄적이며 치명적이라고 믿는다”며 “그러나 서구의 엘리트들은 여전히 베타성을 이야기하고, 사람들과 사회를 분열시키고, 피비린내 나는 갈등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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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의 대통령, 푸틴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의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2023.5.9 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78주년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의 대통령, 푸틴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의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2023.5.9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과거 나치의 위험성을 다시금 부각했다. 러시아의 전승절은 옛 소련이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나치 정권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1945년 5월 9일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그는 “그들(서구의 엘리트들)은 세계를 지배하려던 나치의 미친 주장이 무엇을 초래했는지 잊은 것 같다”며 “유럽 민족 해방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조국의 벽이 된, 총체적인 악을 무찌른 이들이 누구인지 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과 미국 등이 연합국으로 힘을 합쳐 나치 독일의 항복을 받아낸 일을 상기시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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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카심조마트 토카예프(가운데) 카자흐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왼쪽)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과 함께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2.5.9 스푸트니크 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카심조마트 토카예프(가운데) 카자흐스탄 대통령,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왼쪽)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과 함께 9일(현지시간)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을 위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2022.5.9 스푸트니크 AF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여러 국가에서 소련의 군인 기념비가 무자비하게 파괴되고 나치와 공범자들에 대한 숭배가 만들어지는 것을 본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부터 ‘네오나치’로 규정하고 있는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권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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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옛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제78주년 전승절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2023.5.9 타스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옛 소련의 승리를 기념하는 제78주년 전승절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2023.5.9 타스 연합뉴스
그는 “우리는 나치즘에 맞서 용감하게 싸운 레지스탕스 대원들과 미국, 영국 및 기타 국가의 연합군 병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싸운 중국 군인들의 위업을 기억하고 기린다”고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서는 “특별 군사 작전에 참여한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여러분에 달렸다”며 “모든 나라가 우리 영웅을 돕기 위해 뭉쳤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한다”고 격려했다.

푸틴 대통령은 “승리를 위하여”라고 외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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