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언론 길들이기 모양새…야당 “억압적 조치…민주주의 위험”
일본 집권 자민당이 보도의 공정성을 문제삼으며 민영방송 TBS의 취재를 거부하기로 하자 TBS가 하루 만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은 5일 TBS로부터 ‘지적받은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앞으로 더욱 공정하게 보도하겠다’는 내용의 보도국장 명의 문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자민당 총재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사실상의 사과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는 해결됐다”며 TBS에 대한 취재 보이콧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 운동 개시일인 지난 4일 TBS의 보도 내용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를 들며 당분간 당 간부들에 대한 TBS의 취재를 거부하고 간부들의 TBS 출연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자민당은 TBS 보도 프로그램 ‘NEWS23’이 정기국회 폐회일인 지난달 26일 여야간의 공방 끝에 전기사업법이 처리되지 못한 채 폐기되는 과정을 소개한 보도를 문제삼았다. 자민당은 TBS가 법안 폐기의 책임이 모두 여당에 있는 것으로 시청자들이 인식하게끔 오도하는 편파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집권당의 ‘언론 길들이기’로 보일 수 있는 이번 조치에 대해 야당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민주당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간사장은 “최대 정당이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는 기개가 없다”며 “일본의 민주주의가 위험하다”고 지적했고, 일본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취재 거부는 집권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며 “권위적이고 억압적”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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