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불합격시키려 이례적 조치” 폭로…학교측 “일본어 못해” 해명도 거짓 논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20.3.2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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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일본 주간지 슈칸분에 따르면 일본의 사학법인 가케학원 산하의 오카야마 이과대학 수의학부가 지난해 입시에서 한국인을 전원 불합격시키고자 면접점수를 모두 0점 처리했다고 밝혔다.
가케학원의 한 간부급 직원은 지난해 11월 16일 치러진 수의학부 추천 입시 때 한국인 응시자 8명이 면접에서 0점을 받고 탈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놀랍게도 한국인 학생 전원은 면접시험에서 0점(50점 만점)을 받았다”며 “면접에서 단 10점만 맞아도 합격할 수 있는 수험생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면접시험에서 0점은 본 적이 없다”며 “형평성을 중시해야 하는 입시에서 국적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학교 수의학부 교수진은 “(한국인 응시생 모두가) 일본어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고 슈칸분은 전했다. 하지만 제보자는 “일본어로 된 과목시험에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낸 (한국인) 학생도 있었다. 한국인 응시자 전원이 일본어를 못한다는 설명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문부과학상은 이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학 측에) 추천 입시 상황이나 보도 내용의 사실관계를 포함한 확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간 일본 정부는 수의사 과잉 공급을 우려해 50년 넘게 수의학과 신설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2016년 오카야마 이과대학에 이를 허용해 논란이 됐다. 가케학원 이사장 가케 고타로가 아베 총리와 친구 사이여서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20-03-06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