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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최저임금 역전당한 일본...분노한 日청년들 거리로 나왔다

한국에 최저임금 역전당한 일본...분노한 日청년들 거리로 나왔다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2-28 11:25
업데이트 2023-05-20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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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부야에서 대학생 등 “임금 인상” 가두시위
韓 9620원, 日 9288원 ‘첫 역전’...월 6.6만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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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쓰고 출근하는 일본 시민들
마스크 쓰고 출근하는 일본 시민들 일본 도쿄역 밖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도쿄 AP·교도통신 연합뉴스
“식비, 난방비, 전기료 등을 아껴 월세를 내고 나면 단돈 1엔도 남지 않는다. 이사도, 결혼도, 육아도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다. 업체들의 임금 적게 주기 경쟁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

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일본을 앞지른 가운데 일본 청년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마이니치 신문은 27일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 가운데 생활고에 시달리는 대학생 등 100여명의 청년들이 26일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도쿄 시부야에서 시위를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올해(2022년 10월~2023년 9월) 전국 평균 최저임금은 961엔으로, 원화로 환산(28일 오전 100엔=966원 적용)하면 9288원이다. 올해 한국 최저임금(9620원)보다 332원 낮은 것이다. 한일간 첫 역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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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 최대 유흥가 밀집지역인 신주쿠 가부키초. 서울신문DB
일본 도쿄도 최대 유흥가 밀집지역인 신주쿠 가부키초. 서울신문DB
하루 8시간씩, 25일 근무한다고 단순 가정할 경우 한국에서는 월 192만 4000원, 일본에서는 월 185만 7600원(전국 평균치)을 받게 된다. 약 6만 6000원의 차이가 난다.

이날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가두시위에 나선 청년들은 “비정규직 저임금을 받으며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거나 야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도권 사립대에 다니는 모테기 가에데(21)는 “학비와 교재비를 벌기 위해 슈퍼마켓과 병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사이타마현에 있는 슈퍼마켓에서는 최저임금과 동일한 987엔을 시급으로 받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밤새 일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그는 “생활이 곤궁해져서 야간근무를 늘리다 보니 수업에 결석하거나 낮에 졸음이 밀려와 너무 힘들 때가 많다”며 “슈퍼마켓에 10%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했다.

도쿄에 사는 25세 여성은 비정규직으로 월 19만엔 정도의 임금을 받고 있다. 생활비를 아껴 매월 1만 7000엔씩 학자금을 갚아나가고 있다는 그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려면 시간당 최소한 1500엔은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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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폭락 장세를 이어받아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도 전날 종가 대비 1.60% 하락 개장한 가운데 한 남성이 도쿄증권거래소 앞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폭락 장세를 이어받아 일본 도쿄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225 평균 주가도 전날 종가 대비 1.60% 하락 개장한 가운데 한 남성이 도쿄증권거래소 앞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또다른 도쿄 거주 30대 여성은 “정규직인데도 월급이 15만엔 정도”라고 말했다. 건강 문제 때문에 야근을 오래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정규직을 찾다 보니 저임금 일자리 밖에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식비, 난방비, 전기료 등을 아껴 월세를 내고 나면 단돈 1엔도 남지 않는다. 이직도, 이사도, 결혼도, 육아도 모두 포기할 수밖에 없다. 돈이 없으니 전문기관을 통한 자격증 취득 등 이직을 꿈꿀 여유도 없다.”

그는 “임금 적게 주기 경쟁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 같아 괴롭다”고 시위 참가 이유를 말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47개 광역단체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전국 평균치가 961엔이다. 수도 도쿄도가 1072엔으로 가장 높고, 가나가와현 1071엔, 오사카부 1023엔 등 대도시 권역은 한국보다 높다. 그러나 아오모리, 가고시마 등 10곳은 853엔, 이와테 등 4곳은 854엔에 머무는 등 전체 절반이 넘는 28개 현이 800엔대에 그친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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