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커를 동포 모두가 응원하자”… 5년 만의 북일전 열기

“조선 사커를 동포 모두가 응원하자”… 5년 만의 북일전 열기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24-02-29 03:19
업데이트 2024-02-2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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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파리올림픽 女축구 예선전
조총련 3000명 붉은색 옷 ‘통일’
응원봉 함께 흔들며 “필승 조선!”
北, 1대2로 패해 본선 진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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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북한의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경기에 앞서 조총련 관계자 등 북한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북한의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경기에 앞서 조총련 관계자 등 북한 응원단이 환호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필승 조선!”

28일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놓고 북한과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의 최종 예선 2차전이 열린 도쿄 국립경기장. 추운 날씨에도 붉은색 옷차림의 북한 응원단 3000여명이 응원봉과 인공기를 흔들며 열광적으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을 응원했다.

북한과 일본 여자축구 대표팀 경기가 주목받은 데는 올림픽 출전권뿐만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고 일본의 견제가 이뤄지는 가운데 열리는 국제경기였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선수들이 일본을 방문한 건 2019년 3월 사이타마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5년 만이었다.

북일 간 교류가 단절된 만큼 경기 개최도 까다롭게 결정됐다. 올림픽 최종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돼 1차전은 평양 김일성경기장, 2차전은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각각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 측에서는 평양행 항공편이 없는 데다가 북한에서 경기를 열면 불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 24일 1차전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렸다.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 뒤 대북 제재로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을 금지했지만 스포츠 교류는 특별한 사례로 인정해 북한 축구대표팀 입국을 허용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는 3000여장의 단체석을 구입해 놓는 등 경기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북한은 세계랭킹 9위, 일본은 8위 등 팽팽한 전력으로 1차전은 0-0으로 비겼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만큼 각오가 상당했다.

조총련 측은 축구 응원 알림문에서 응원을 위한 드레스 코드로 ‘붉은색’을 정하고 “이겨라! 조선”이라며 “조선 사커를 동포 모두가 열광적으로 응원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장으로 향하는 지하철역 오에도선 국립경기장역에 내리자 조총련 관계자가 ‘잘오셨습니다’, ‘조선측 응원석’ 등이 써 있는 팻말로 단체석 자리를 안내했다. 경기장에 들어서자 일본대표팀을 상징하는 파란색 응원석 반대편에 외딴섬처럼 붉은색으로 조총련 단체 응원석이 눈에 띄었다. 응원석 밑에는 ‘이겨라 조선!’, ‘공화국의 위용 떨지차!’ 등 대형 플래카드가 경기장에 붙어 있었다.

북한 응원단은 북한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 붉은색 응원봉을 흔들고 꽹과리를 울리며 홈팀인 일본 응원단에 밀리지 않겠다는 듯 선수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이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북한팀은 일본을 상대로 1대2로 패하며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도쿄 김진아 특파원
2024-02-2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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