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강남스타일’ 말춤 추다 공연장 불나자…

싸이 ‘강남스타일’ 말춤 추다 공연장 불나자…

입력 2012-08-12 00:00
업데이트 2012-08-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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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잠실 공연, 해외매체 북적 K팝 열풍 실감… 무대 불꽃에 화재 소동

가수 싸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쑈’에서 열창하고 있다.
가수 싸이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쑈’에서 열창하고 있다.
11일 싸이(본명 박재상.35)의 ‘썸머스탠드 훨씬 더(THE) 흠뻑쑈’가 열린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3시간 반 동안의 공연이 끝나고 관객 퇴장을 알리는 노래로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흥을 주체하지 못한 관객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오 오 오 오빤 강남스타일~’을 합창하며 집단 군무로 ‘말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모습에 감동받은 싸이는 다시 무대에 등장해 “여러분이 춤추는 걸 구경하겠다”며 기분 좋게 소주 한 병을 ‘원 샷’ 했다.

이날 싸이 공연은 최근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 효과가 톡톡히 반영된 현장이었다.

’강남스타일’의 인기로 몰려든 티켓 예매자들로 공연기획사는 공연장 뒷 편 축구 골대를 뜯어내야 했다.

또 주로 아이돌 그룹의 공연에서만 보이는 미국 CNN과 ABC, 월스트리트저널, 영국의 로이터, 프랑스 오채널, 디스커버리 채널 등 해외 언론의 취재진과 외국인 관객도 눈에 띄었다.

공연의 포문도 ‘강남스타일’을 소개한 CNN 뉴스와 유튜브에서 조회수 2천400만 건을 돌파한 뮤직비디오의 패러디 영상으로 시작됐다.

오프닝 두 곡을 부른 싸이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국내 취재진은 물론이고 (해외 취재진도 왔다). 하하. 그들이 보기에 난 웃기더라도 관객들은 멋있다는 걸 보여달라”고 인사했다.

공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싸이, 싸이”를 연호하는 관객의 함성은 마치 월드컵 응원 열기만큼 뜨거웠다.

◇관객에 물대포 세례..”난 광대, 여러분은 광객” =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공연은 관객들에게 시원한 물대포와 분수를 뿌려주는 게 특징.

공연기획사가 나눠 준 파란색 우비에 파란색 야광봉을 든 관객들은 마치 바닷물이 일렁이듯 장관을 연출했다.

’라잇 나우(Right Now)’와 ‘나 이런 사람이야’ 등 다수 곡에서는 가로 80m, 세로 50m의 T자 돌출 무대에 설치된 스프링쿨러, 스탠딩석 곳곳에 자리한 제설기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졌고 관객들은 물을 흠뻑 맞으며 즐거워했다.

공연장에서 만난 미국인 관객 미카엘 데이비(34)드 씨는 “한국에 온 지 2년 됐는데 싸이는 미국에는 없는 캐릭터”라며 “물세례를 맞으며 ‘강남스타일’을 불렀는데 한국인 친구들과 하나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싸이는 무대마다 짜임새 있는 연출로 집중도를 높였다.

’청개구리’ 때는 기저귀를 찬 싸이의 대형 모형이 무대에 등장했고, ‘예술이야’에서는 초록빛 레이저가 쏟아지는 가운데 야광 의상을 입은 댄서들이 퍼포먼스를 펼쳤다.

’낙원’ 무대에서는 관객이 곧 연출이 됐다.

싸이는 이날 3만 관객에게 사비를 들여 구매한 6집 CD를 나눠줬고 관객들은 싸이의 요청으로 ‘낙원’ 무대 때 일제히 CD를 머리 위로 올려 흔들었다.

객석의 음반 퍼포먼스에 울컥해 노래를 잇지 못한 싸이는 “해외 매체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디스 이즈 코리아(This is korea)”라고 말하면서 ‘여기가 낙원인거야~’란 노랫말을 ‘여기가 한국인거야~”로 바꿔 불렀다.

또 웃음과 감동 코드도 극적인 효과를 더했다.

싸이가 여장을 하고 걸그룹 씨스타와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히트곡을 ‘싸스타’ ‘레이디 싸싸’란 이름으로 패러디하자 객석에선 폭소가 터져나왔다. 특히 레이디 가가의 전매특허인 가슴에서 불꽃을 품는 의상은 재치 만점이었다.

그러나 바로 “여기 계신 아버지들에게 바친다”며 ‘아버지’를 부르자 객석은 야광봉을 흔들며 합창했다. 또 스탠딩석 한가운데서 솟아오른 워터스크린을 배경으로 윤복희의 ‘여러분’을 선사하자 공연은 싸이의 호언장담처럼 ‘10-50대 다세대 관객 맞춤형 공연’으로 완성됐다.

투애니원, 노홍철, 성시경 등 게스트들의 활약도 노래의 맛을 살리는데 일조했다.

싸이와 ‘뜨거운 안녕’을 함께 부른 성시경은 “난 요즘 싸이 형을 ‘마카레나 형’이라고 부른다”며 “형의 음반이 대히트를 해서 기분이 좋다. 사람들이 싸이 형은 복을 타고났다지만 그만큼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싸이는 관객만큼 흥에 겨운 모습이었다.

그는 “여러분이 행복해 하는 걸 보는 게 행복해서 (가수는) 천직이라고 생각한다”며 “난 광(狂)대’이고 여러분은 ‘광(狂)객”이라고 기뻐했다.

◇무대 화재 발생..”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 그러나 이날 공연에서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싸이가 ‘끝’을 부르던 중 앞선 무대에서 쏘아 올린 폭죽의 불꽃이 무대 꼭대기의 천에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해 공연이 잠시 중단됐다.

불씨가 무대 아래로 떨어지자 싸이는 “얼마나 불같이 놀았으면 불이 납니까”라며 “스태프가 정리하는 동안 우린 이 타는 마음을 좀 진정시키자”고 정리했다.

공연기획사 한 관계자는 “불꽃이 무대 위 천에 옮겨 붙었지만 방염 처리된 천이어서 따로 물을 뿌리지 않아도 바로 꺼졌다”고 설명했다.

소동이 정리된 후 싸이가 “12년 가수 인생이 평탄하지 않았다”며 “잘될 때는 ‘안 좋은 일이 있으려나’, 안되면 ‘얼마나 좋으려나’라고 생각한다. 요즘 너무 잘돼서 안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는데 작았으면 좋겠다. 난 연출하는 사람이라 이런 거 하나 틀어지면 밤새 통곡한다”고 말하자 엄청난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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