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관계 냉각… 한류 시장에 불똥 튈까

韓日 관계 냉각… 한류 시장에 불똥 튈까

입력 2012-08-21 00:00
수정 2012-08-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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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한류 콘텐츠 제약..”큰 타격은 아직 없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 이후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냉각되자 연예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대응 조치를 취하자 양국의 갈등이 민간 문화 교류로 불똥이 튈지 우려하고 있다.

일부 사례이긴 하지만 이 같은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위성TV 방송사는 배우 송일국이 출연한 한국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방영을 연기했다. BS닛폰은 광복절 독도 수영횡단 행사에 참여한 송일국의 드라마를 방영할 경우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한 한류스타도 일본에서 현지 카드회사와 신상품 출시 관련 프로모션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9-10월께로 연기했다.

현지의 한 연예 관계자는 “일본 기업과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일본 정부의 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주최하는 각종 한류 행사들은 축소되거나 잠정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김태희도 일본 내 반한(反韓) 감정의 표적이 돼 CF 발표회가 하루 전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남동생인 배우 이완과 함께 독도 수호천사로 위촉돼 독도 사랑 캠페인을 벌인 게 반한 감정을 지닌 네티즌의 항의를 받자 주최측은 안전을 고려해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 연예인들은 온라인상에서 각각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힙합가수 사이먼디는 한 일본 네티즌이 자신의 트위터에 ‘왜 한국이 일본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지, 한국은 머리가 이상. 한국 국민 전체를 학살해야 한다’는 글을 남기자 “이런 말 듣고 가만히 있으면 XX이겠죠’라는 답글로 불쾌감을 표시했다.

또 일본 개그맨 다무라 아츠시가 트위터에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자 탤런트 정준하는 “다무라 아츠시..입 다무라(다물라) 아저씨!”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의 외교 갈등이 아직은 한류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K팝 가수들의 활동에도 별다른 기류는 포착되지 않았다.

카라의 소속사인 DSP미디어는 “카라가 이달부터 국내 활동을 시작해 오는 10월 중순 일본 음반이 발매될 예정이지만 아직 일본 음반사에서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세븐, 투애니원 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투애니원이 오는 30일부터 한달 간 일본 4개 도시 투어를 하고 세븐이 다음달 4년 만의 일본 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스케줄이 조정되거나 티켓 판매 등에 영향은 없다. 빅뱅의 승리도 일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일본 거리에서 우익 단체들의 시위는 간혹 일어나지만 일본 젊은층은 독도 뿐 아니라 정치적인 현안에 관심이 적고 정치와 문화 영역을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현지 음악채널의 한 PD는 “K팝을 좋아하는 일본 젊은층은 독도 뿐 아니라 일본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 현안에 특별히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여행업을 하는 굿피플여행사 장진은 대표도 “일본 우파들의 정치적 주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한류에는 타격이 없다”며 “지난 주에도 일본 한류 팬들이 국내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과 SM타운 공연을 보기 위해 대거 방문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예전보다 한류 투어의 규모가 줄어들었는데 그만큼 한국이 친숙해 개별 방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비스트, 초신성 등의 기획사 앞에는 많은 일본 팬들이 진을 치고 있다. 수요가 확대된 상황에서 한류 콘텐츠를 몰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예계는 양국의 갈등이 지속될 경우 반한 분위기가 거세질 가능성도 배재하지 않고 있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과거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한류 콘텐츠에 제재를 가했듯이 견제 움직임은 일어날 수 있다”며 “민간의 문화 교류는 정치적인 현안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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