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한글날 특별기획전 개최
눈먼 아버지를 극진히 봉양하다가 결국에는 인당수에 뛰어들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효녀 심청이의 이야기를 그린 전래 동화 ‘심청전’.불쌍한 심봉사를 ‘등쳐먹는’ 뺑덕어미는 심청전의 유일한 악역이자 감초 역할로 무거운 분위기의 ‘심청전’에 해학과 웃음을 준다. 하지만 여러 판본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심청전’ 중에 뺑덕어미가 없는 작품도 있다.
’완판 71장본’에는 왕비가 된 심청이와 심봉사가 상봉하는 장면에 뺑덕어미가 나오지만 ‘경판 24장본’에는 뺑덕어미가 등장하지 않는다.
국립국어원 이유원 연구원은 “뺑덕어미가 나오지 않는 ‘경판 24장본’은 비장미가 강한 반면 뺑덕어미가 등장하는 ‘완판 71장본’은 해학적이고 골계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은 9일 한글날을 맞아 디지털 한글박물관(http://www.hangeulmuseum.org)에서 한글 고전소설을 주제로 특별기획전 ‘한글, 이야기를 만나다’를 연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심청전을 비롯해 홍길동전, 전우치전, 춘향전, 숙향전 등 대표적인 한글 고전소설 70여 편을 선정해 한글 고전소설의 탄생과 전파, 주제 등을 살펴본다.
’호기심, 소설을 낳다!’ ‘사랑과 야망, 이야기를 엮다’ ‘책에 침 바르지 마오’ ‘심청전에 뺑덕어미가 없다고?’ 등 네 개의 전시관으로 꾸며져 있다.
첫 번째 전시관 ‘호기심, 소설을 낳다!’에서는 사람들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수많은 이야기가 한글 소설로 탄생하고 유행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사랑과 야망, 이야기를 엮다’에선 한글 고전소설 가운데 영웅, 사랑, 가정 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을 뽑아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책에 침 바르지 마오’에서는 한글 소설의 다양한 향유 방식을 살펴본다.
한글 소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붓으로 직접 쓴 필사본, 목판에 새겨 찍어낸 방각본, 활자로 만든 활자본 등 한글 소설의 생산 방식이 다양해졌다. 사람들은 ‘귀한 물건’이었던 한글 소설책을 서로 빌려 읽고 직접 베끼기까지 했으며 소설책을 전문적으로 낭독해 주는 사람도 생겨났다.
’심청전에 뺑덕어미가 없다고?’에서는 심청전, 홍길동전, 전우치전, 장화홍련전 등 작품별로 줄거리가 조금씩 다른 이본(異本)들을 비교해 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