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 8인의 한국생활 3년 그후

베트남 신부 8인의 한국생활 3년 그후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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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30일 저녁 ‘러브인… ’

KBS 1TV ‘러브인아시아’는 30일 오후 7시 30분에 한국과 베트남 수교 20주년 기념으로 특집 ‘8인의 신부’를 방송한다. KBS와 베트남 국영 방송사 VTV가 공동기획으로 만든 이 프로그램에는 베트남 하이퐁에서 경북 예천으로 시집 온 8명의 베트남 신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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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시집 온 8명의 베트남 신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집 ‘러브인아시아’.  KBS 제공
한국으로 시집 온 8명의 베트남 신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특집 ‘러브인아시아’.
KBS 제공
2009년 예천에 사는 농촌 총각 8명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예천군의 주선으로 베트남 하이퐁에 사는 아가씨들과 만나게 된 것. 3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경기도 안산 시화공단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찾은 정재완(41)씨와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두 공장에서 일을 하다 맞선 자리에 나오게 된 팜티쑤언(25)씨. 두 사람은 이 맞선 자리에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한국 생활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갖고 있었던 팜티쑤언씨에게 한국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그녀는 고추 농사며 송이 캐기, 밭농사까지 짓지만 남편은 아직 한국 사정을 잘 모른다는 이유로 경제권을 넘겨주지 않는다. 3년 전 함께 결혼한 다른 아내들은 국적도 따고, 다른 일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는데 농사일에 매여 아무것도 못 하고, 생활비도 못 받는 것이 억울한 팜티쑤언씨는 경제권을 갖기 위해 남편과 마주 앉았다.

2009년 아버지의 권유로 예천군에서 주선하는 맞선 자리에 합류하게 된 정민경(43)씨는 그곳에서 아내 당티히엔(25)씨를 만났다. 결혼 전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2007년 고향으로 내려 온 정씨는 쉽사리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런 정씨가 당티히엔씨를 만나 가정을 꾸리면서 변하기 시작했다.

착실하게 농사 짓고, 농한기에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정씨가 기특한 아버지는 아들이 이렇게 변한 것은 다 며느리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아버지는 친정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우는 며느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서서 안사돈을 모셔 오기도 하고, 며느리에게 차를 사준다며 고추를 사다가 말리기까지 한다. 문제는 이 모든 결정을 시아버지 혼자 한다는 것. 시어머니는 며느리 위하는 것도 좋지만 늘 맨 마지막에 이런 사실들을 아는 것이 불만이다.

언어도, 문화도, 생활방식도 다른 한국 남자와 베트남 여자의 만남. 닮은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이 많은 이들이 만나 맞춰가는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함께 행복하자는 생각 하나로 서로를 선택했다. 과연 이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이며 현명하게 갈등을 풀어갈 수 있을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12-10-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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