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신창동 유적 출토 직물 분석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조현종)은 발굴 20주년을 맞은 광주 신창동 유적 특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곳 출토 직물을 분석한 결과 기원전 1세기 무렵에 생산된 국내 최고(最古)의 비단임을 확인했다고 11일 말했다.박물관은 이번에 확인한 직물이 비단 중에서도 곡(穀)으로 드러났다면서 “우리나라 복식사를 새로 써야 할 정도의 획기적인 발견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 대상 천 조각은 2점. 크기는 각각 너비 2cm x 길이 3cm, 너비 5cm x 길이 6cm 정도다.
이 중 상대적으로 작은 천 조각이 명주실로 짠 가볍고 얇은 견직물인 곡으로 분석됐으며, 다른 한 점은 마직물(麻織物)로 드러났다고 조현종 관장이 덧붙였다.
이들은 각각 현재까지 확인된 비단과 마직물 중에서도 한반도에서 가장 빠르다고 박물관은 말했다.
이 비단을 분석한 이 박물관 박승원 연구사는 “이 비단은 꼬임이 많은 강연사(强撚絲)를 사용해 평직(平織)으로 직조한 뒤 후처리인 정련(精練) 과정을 거친 것으로 직물 표면을 미세하고 부드럽게 만든 것”이며 “그 결과 비단은 얇고 고우며 촉감이 깔깔하고 신축성이 좋은 견직물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곡 종류 비단으로 한반도에서는 무령왕릉 출토품이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이래 조사가 진행 중인 신창동 유적은 한반도 농경 복합유적을 대표하는 곳으로, 현악기를 비롯해 고대 사회의 실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가 출토됐다.
1995년과 1997년 조사에서는 가락바퀴, 실감개, 바디 등의 직조 관련 도구와 천조각, 삼씨 등이 출토되기도 했다.
조 관장은 “이런 유물로 보아 이번에 확인한 비단을 비롯한 직물은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니라 신창동 유적에서 직접 누에고치나 삼(痲)에서 섬유를 뽑아 실을 만들고 베틀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직물을 생산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신창동 유적 특별전 ‘2,000년 전의 타입캡슐’은 오는 25일 개막해 내년 3월3일까지 계속된다. 이달 27일에는 ‘신창동의 목기와 칠기’를 주제로 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도 마련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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