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애니메이션 장인 정신, 굳건히 이어질 것”

“지브리 애니메이션 장인 정신, 굳건히 이어질 것”

입력 2013-06-21 00:00
업데이트 2013-06-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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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코지 ‘스튜디오 지브리’ 대표 내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에 깃든 장인 정신은 앞으로도 그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가 국내에서 미술 전시회를 연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시리즈로 오는 22일부터 9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밑그림이자 설계도라고 할 수 있는 ‘레이아웃’ 작품 1천300여 점이 전시된다.

개막을 앞두고 내한한 호시노 코지 지브리 대표는 2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본질이자 정수인 ‘장인 정신’을 강조했다.

”시대가 바뀌고 비디오, DVD 시대를 거쳐 온라인 매체가 발달하고 있지만 영화 만드는 작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려면 창작자들의 땀과 혼이 들어가야 합니다.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지브리의 이런 장인 정신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호시노 대표는 100%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이 ‘레이아웃’이라고 설명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구분 짓게 되는 가장 중요한 비밀이 여기에 다 들어있습니다. 일반 관객들은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의 영상을 보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작업 과정이 있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레이아웃이에요. 애니메이션은 굉장히 많은 컷의 그림들이 모여 하나의 영상 작품으로 완성되는데, 그걸 몇백 명이 되는 작업자들이 한 땀 한 땀 손으로 그려 만들기 때문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밑그림이자 감독의 지시를 적어놓은 설명서로 레이아웃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브리의 상징적인 존재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직접 그린 레이아웃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정작 미야자키 감독은 처음에 이 전시회를 반대했다고 한다.

”레이아웃에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들이 다 기록돼 있는데, 관객들은 완성된 작품만 보게 되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관객들이 완성된 애니메이션을 보고 즐기면 되는 거지, 굳이 배후 과정과 작업까지 볼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의견이셨어요. 그걸 보게 되면 지브리의 비밀이 드러나니까 오히려 신비감이 사라질 수도 있고요. 하지만 2008년 일본에서 처음 전시를 열었을 때 관객들이 기뻐하며 와주는 걸 보고 생각이 달라지셨죠.”

일본에서는 이 전시가 2008년부터 10개 도시를 순회하며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끌어모았다. 일본 바깥의 지역에서 전시되는 것은 이번 한국 전시가 처음이다.

”매회를 거듭할수록 더 좋게 개선해왔기 때문에 이번 전시가 가장 좋은 전시가 됐습니다. 특히 한국에 맞게 전시의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하기도 했고요.”

작게 쓰인 일본어를 알아보기 어려운 한국인들을 위해 레이아웃의 각 부분을 해설하는 패널 크기를 훨씬 키웠고 내용 풀이도 더 자세하게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18년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디즈니에서 일하다 2008년 지브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변하지 않기 위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영화는 물론 DVD, 비디오, 출판 등 시시각각 변하는 업계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변화를 모색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예를 들면 이번 전시가 그런 변화의 구체적인 예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처음에 반대했지만 실제 전시를 통해 많은 팬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어요. 예전의 지브리라면 하지 않았을 이런 전시회를 통해 대중과의 접촉면을 더욱 늘리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변화를 꾸준히 모색할 것입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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