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 “SNS 위력 실감…이슈로 뜬 그룹에 머물지 않을 것”

EXID “SNS 위력 실감…이슈로 뜬 그룹에 머물지 않을 것”

입력 2015-01-10 10:38
수정 2015-01-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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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아래’ 뒤늦게 온라인서 화제돼 차트 역주행, 1위 파란

지난해 8월 발매된 신인 걸그룹의 노래가 차트 역주행을 하더니 4개월이 지난 12월24일 멜론차트 1위로 처음 올라섰다.

파란을 일으킨 노래는 5인조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엘리, 정화, 하니, 솔지, 혜린)의 ‘위아래’다.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이 차트 정상을 지킨 ‘위아래’는 이번 주 엠넷 ‘엠카운트다운’과 KBS 2TV ‘뮤직뱅크’에서 잇달아 1위를 차지했다. 이들이 트로피를 거머쥔 건 처음이다.

차트 역주행의 진원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였다. 멤버 하니가 한 무대에서 ‘위아래’에 맞춰 골반을 흔드는 춤을 추는 ‘직캠’(팬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섹시 영상’으로 확산했다. 이후 아프리카TV의 방송자키가 이를 따라 추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더니 발표 3개월이 지나 멜론차트 100위권 진입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가요 프로그램 출연 요청이 왔고 ‘강제 컴백’을 하는 상황이 됐다.

2012년 데뷔해 빛을 보지 못하던 팀이 대중에게 처음 각인된 것이다.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인터뷰한 이엑스아이디는 “’직캠’으로 화제가 된 사례는 있는데 음원 성적으로 이어진 경우는 없다고 들었다”며 “요즘 다른 기획사에서도 SNS 활용법을 적극적으로 회의한다는데 SNS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금도 이같은 반응이 신기하고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에 친구들이 ‘SNS에 너희 영상이 화제’라고 말했는데 얼마 뒤 차트 100위권에 진입한 거예요. 82위를 했는데 거기서 멈출 줄 알았죠. 그런데 순위가 계속 상승해 신기하고 불안하고 무서웠어요. 그다음이 걱정돼 여러 감정이 교차한 거죠.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아요.”(정화)

달라진 위상은 곳곳에서 체감하고 있다. 기사엔 댓글이 1천 개나 달리고 인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스케줄 표에 적히기 시작했다. 하니는 MBC ‘진짜사나이’의 ‘여군특집’ 출연을 논의 중이고, 팀에 광고 모델 제안도 이어졌다. 삼촌 팬이 생겨났고 군부대 공연 요청도 빗발쳤다.

엘리는 “댓글 1천 개를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고, 하니는 “’여군특집’ 방송 전부터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 ‘진짜 사나이’를 꼽았는데 꿈처럼 캐스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곡가 신사동호랭이가 데뷔시킨 이엑스아이디는 출발부터 난관이 있었다.

2012년 2월 6인조로 데뷔 음반 ‘홀라’(Holla)를 낸 뒤 세 멤버가 탈퇴했고 이후 두 멤버(솔지, 혜린)가 새롭게 들어와 그해 8월과 10월 두장의 음반을 더 냈지만 큰 반응이 없었다.

이어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고 1년 10개월의 공백기 끝에 낸 ‘위아래’가 터진 것이다.

솔지는 “다들 마음고생이 심했기에 멤버들도 행복했지만, 가족과 주위에서 더 좋아해 줬다”며 “애틋하게 우리를 이끌고 와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엘리는 “매번 가요 프로그램 엔딩 무대에선 맨 뒤에 서 있기만 했다”며 “1위 후보에 올라 MC가 마이크를 주며 우리를 인터뷰 하는 것도 신기했다”고 웃었다.

사실 이슈가 됐다고 노래가 다 뜨는 건 아니다. 신사동호랭이가 만든 ‘위아래’는 한번 들어도 귀에 꽂히는 후렴구의 중독성이 강했다.

엘리는 “소속사가 바뀌었지만 신사동호랭이 오빠가 계속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며 “’위아래’는 복고 사운드로 30~40대에도 신나는 곡이다. 가사도 여자들이 공감할 내용이고 멜로디도 귀에 꽂혀 노래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멤버들의 노출은 없었지만 ‘위아래’ 뮤직비디오는 선정적인 상상을 자극해 다소 야하다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이 뮤직비디오에는 신사동호랭이를 향한 ‘디스’(Diss)를 담아 블랙 코미디가 숨어 있다고 했다.

호랑이 탈을 쓴 마술사가 미녀들을 상대로 상하절단 마술을 선보이는데 위와 아래를 잘못 붙여 짜증 난 미녀가 독약으로 마술사를 죽인다는 내용이다.

하니는 “신사동호랭이 오빠가 그간 우리를 맞지 않는 틀에 넣어 잘못 키웠다는 ‘디스’를 담았다”며 “하지만 우린 누가 뭐래도 신사동호랭이 오빠 새끼다. 오빠도 이 아이디어를 무척 재미있어 했다”라고 웃었다.

이슈에 그친 팀이 되지 않으려면 다음 음반 활동이 관건이다. 지금껏 디지털 싱글 위주로 발표해 현재 미니앨범을 준비 중이다.

엘리는 “그간 다양한 색깔의 곡을 냈지만 2012년 낸 ‘매일밤’에 대한 팬들의 평이 좋아 서정적인 섹시를 콘셉트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다음 활동을 잘 이어가 이슈로 뜬 그룹에 머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목표도 앞으로 내는 곡이 ‘위아래’처럼 히트하는 것이다.

엘리와 하니는 “지금의 관심을 이어나가고 싶다”며 “예전에는 모래성을 쌓아도 성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인지도가 마일리지처럼 차근차근 쌓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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