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 위조 가능성”
‘증도가자’(證道歌字) 진위 논란이 5년 만에 재연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증도가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에 대해 위조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다보성고미술, 고인쇄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 세 곳이 소장 중인 ‘증도가자 주장’ 금속활자 109점 중 7점이 위조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머지 102점의 진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과수는 지난 4월부터 고인쇄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7점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 1점을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고인쇄박물관 소장 7점 모두에서 인위적 조작 흔적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국과수 측은 “CT를 통해 고인쇄박물관 금속활자의 안쪽과 바깥쪽을 조사했더니 다른 수치가 나왔다”면서 “외부가 녹이 슬거나 부식됐을 수도 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X선 형광분석기(XRF) 조사에서도 활자 내부와 외부의 금속 성분비에 차이가 있고, 일부 활자의 뒷면에선 금속을 덧바른 흔적도 나왔다. 국과수 측은 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에선 위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오는 31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 발표할 예정이다.
증도가자는 2010년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 교수가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 제작된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면서 진위 논란이 촉발됐다. ‘증도가자 주장’ 금속활자는 다보성고미술이 101점, 고인쇄박물관이 7점, 중앙박물관이 1점을 소장하고 있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호)를 찍을 때 사용한 금속활자를 말한다.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확인되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보다 최소 138년 앞선 금속활자가 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10-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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