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세 직전까지 매일 진료… 94세 ‘최고’ 의사 잠들다

별세 직전까지 매일 진료… 94세 ‘최고’ 의사 잠들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0-10-05 16:46
업데이트 2020-10-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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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중반의 나이에 요양병원 의사 도전
은퇴도, 정년도 없이 일평생 환자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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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 한원주씨 별세…향년 94세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 한원주씨 별세…향년 94세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로 활동한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매그너스요양병원과 유족 측이 5일 밝혔다. 향년 94세. 사진은 고 한원주 의사가 생전에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2020.10.5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사랑으로 병을 나을 수 있다’는 지론으로 환자들에게 정성을 다했던 국내 최고령 현역 여의사 한원주(94) 남양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요양병원과 유족 측은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아버지(한규상)와 독립운동가 어머니(박덕실) 사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고려대 의대 전신인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해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남편과 미국으로 유학 가 내과 전문의를 딴 뒤 귀국해 개업의로 일했다.활발하게 병원을 운영했으나 약 40년 전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병원을 정리하고 의료선교의원을 운영하며 영세민과 노숙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돌봤다. 수십년간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2008년 의료선교의원에서 은퇴했지만 남양주시 매그너스 재활요양병원 내과 과장을 맡아 지난달 7일까지 직접 환자를 진료했다. 80대 중반의 나이에 요양병원의 의사로 일하는 것을 시작했고 별세 직전까지 매일 1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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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 한원주씨 별세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 한원주씨 별세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로 활동한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소천했다. 향년 94세.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요양병원과 유족 측은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5일 밝혔다. 매그너스요양병원 제공.
그는 “사랑, 관심, 배려만으로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며 환자와 끊임없이 소통했고 1주일에 한번씩 환자들에게 건강 강의를 꼭 진행했다. 고인은 말년을 헌신한 병원에 입원해 생의 마지막 일주일을 지내다가 영면에 들었다. 고인이 오래 생각해온 마지막 뜻이었다.

매그너스요양병원 관계자는 “모든 직원의 정신적 지주였던 원장님께서 돌아가셔서 갑자기 어깨가 다 무너진 것 같다. 환자분들도 한마음으로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원장님께서는 마지막까지 반듯한 모습으로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되셨다”면서 “병상에서 ‘원장님’하고 불러드리면 눈을 크게 깜박이셨으며,조용히 마지막 길을 떠나셨다”고 울먹였다.

고인은 별세 전 자녀들과 영상통화 당시 고요한 표정으로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단 세마디를 남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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