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친화적 우리 문화재 자연재해 피해 속수무책

자연 친화적 우리 문화재 자연재해 피해 속수무책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3-07-21 14:20
업데이트 2023-07-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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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이 무너진 모습. 문화재청 제공
경남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이 무너진 모습. 문화재청 제공
최근 쏟아진 비로 21일 오전 11시 기준 국가지정문화재 피해가 총 65건 확인됐다. 전날 오후보다 6건 더 늘어난 수치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문화재 피해는 직접 피해가 56건 주변 피해가 9건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유형별로는 사적이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가민속문화재 12건, 천연기념물 10건, 명승 8건, 국가등록문화재 6건, 보물 4건, 국보 2건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20건, 충남·전남 각 9건, 충북 7건, 전북 6건, 강원 4건, 경기 3건, 부산·경남 각 2건, 서울·광주·대전 각 1건씩 집계됐다.

이날 추가 피해가 확인된 6건 가운데 4건이 청주에서 나왔다. 1980년 보물로 지정된 청주 안심사 대웅전은 지난 주말 내린 폭우로 대웅전 주변 경사면 일부가 유실돼 복구 중이다. 우리나라 초기 토성 축조 연구에 큰 도움을 주는 토성이자 미호천변 인근에 있는 청주 정북동 토성은 주차장이 침수되고 배수로 토사 일부가 유실됐다. 청주 상당산성에서도 배수로 토사가 유실됐고, 1936년 건립된 청주 대성고등학교 본관은 물이 새는 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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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안심사 대웅전 뒤쪽 경사면이 유실된 모습. 문화재청 제공
청주 안심사 대웅전 뒤쪽 경사면이 유실된 모습. 문화재청 제공
경남과 강원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 산청 남사마을 옛 담장은 2곳이 무너졌고 약 500년 전 제주 고씨 일가가 강원 정선으로 옮기면서 심은 나무로 전해지는 천연기념물 정선 봉양리 뽕나무는 가지가 부러졌다.

선조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살았던 문화로 우리 문화재들은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된 곳이 많다. 서양의 문화재들과 달리 흙과 나무 등 자연을 소재로 풍경을 가꾼 우리 유산들은 자연재해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이상기후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앞으로도 계속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8월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로 여러 문화재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 폭우 피해에 긴급보수 지원금을 12억원 썼을 정도로 복구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도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문화재청이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발 빠르게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범정부 차원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속도만큼 발 빠른 입법이 필요하지만 국회의 움직임 또한 더디다. 관련 법안으로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7월 대표발의한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1월 대안반영폐기가 결정됐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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