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웹툰 ‘오무라이스 잼잼’
●‘우리 가족의 먹고사는 얘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음식을 만나고 먹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직접 해 주신 집밥부터, 동네 구멍가게에서 용돈으로 사 먹었던 여러 가지 간식들, 그리고 도시락 혹은 급식들, 특별한 날 가족과 함께했던 외식의 순간들, 성인이 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먹어 봤던 첫 술,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음식들…. 이런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면서 하루하루 생명을 이어 가며, 우리는 그렇게 차곡차곡 일상을 쌓아 나간다. ‘오무라이스 잼잼’은 바로 이 순간들을 같이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시선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 가족의 먹고사는 얘기’라고 작가의 말로 연재를 시작한 만큼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예쁘게 담겨 있다.
작가가 시즌1의 1화에서 밝힌 대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음식은 ‘그 자체 이름과 모양’으로 매회 소개된다.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의 음식 일러스트는 음식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을 우리에게 선사하며 독자들의 식욕을 한없이 자극한다. 외국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부터, 지금 당장 편의점에 달려가 먹어볼 수 있는 소소한 간식까지, 매회 주제로 선정된 음식이 등장하고 그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가족이 겪는 독특한 이야기를 곁들인다. 그래서 ‘오무라이스 잼잼’은 음식의 역사와 맛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웹툰이기도 하고, 가족의 일상을 담은 일기이기도 하며, 작가와 그의 가족의 성장을 담은 수필이기도 하다.
●올해로 어느덧 연재 14년째
작가 조경규의 딸 은영이가 4살, 아들 준영이가 3살일 때 시즌1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올해로 어느덧 시즌 14로 접어들었다. ‘백설공주의 독 사과’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보고, 사과를 먹을 때마다 쓰러지는 시늉을 하던 그의 아이들은, 14년 동안 어느덧 훌쩍 커 버려 고등학생과 중학생이 됐다. 긴 세월을 같이 달려온 독자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놀라워하기도 하고, 자신들도 어느덧 부모가 됐음을 댓글을 통해 알리기도 한다. 독자들의 변화뿐일까. 긴 세월 동안 다음웹툰은 카카오웹툰으로 바뀌었고, 월·목 주 2회 연재였던 작품은 주 1회 화요일 연재로 바뀌었으며, 시즌별로 출간되는 책은 13권이 넘게 나왔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른다. 나의 시간뿐만 아니라, 함께 밥을 먹고 살아가는 가족의 시간도 같이 흘러간다.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 그것을 잘 보내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순간임을 알려 주는 ‘오무라이스 잼잼’을 다 같이 만나 보자. 아마 가족 모두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눈을 마주치며, 먹고 마시며, 울고 웃는 서로의 모습을 보다 소중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팀장
2023-09-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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