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말까지 본태박물관에서 기획전시
펌킨 대표작, 천국의 사다리 등 설치미술 눈길
백남준, 안도 타다오, 앤디워홀 등 전시관은 덤
서귀포시 본태박물관에서 지난달부터 2024년 2월말까지 열리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 기획전 ‘Seeking the Soul’ 입구에 전시된 모자이크타일 호박의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땡땡이 호박’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일본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94)의 기획전이 제주에서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제주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찾았다. 지난 9월 1일부터 시작된 기획전시 ‘Seeking the Soul’은 내년 2월 29일까지 계속된다. 그의 노란 펌킨 작품은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나를 예술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년시절에 시작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을 추구할 뿐이다.”라고 전한다.
작가는 몰입형 설치미술, 회화, 조각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유명한 아방가르드 작가로 이름을 날릭고 있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실제와 가상의 융합적 체험을 기반으로 반복성과 무한함, 강박 관념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본태박물관에서 열리는 쿠사마 야요이 기획전의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쿠사마 야요이 작가의 ‘invisible life’. 볼록거울로 만든 설치 미술로 작가의 특징적 요소인 무한 반복성이 드러난 작품이다. 제주 강동삼 기자
그는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서 1929년에 태어나 교토 시립미술공예학교에서 일본 전통 회화를 배운 그는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 대형 회화시리즈와 천을 이용한 부드러운 조각, 거울과 전구로 이루어진 설치작품 등을 선보였고 바디페인팅 페스티벌 등 해프닝과 패션에도 가담했다.
작가는 어린시절부터 식물과 동물들의 대화가 들리는 동시각적, 청각적 환각증세를 경험하면서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설치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환각세계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한반복되는 점과 무한반복되는 문양때문에 더 그러하다. 마치 그 스스로가 말하듯, 그는 ‘현대를 살아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같다.
쿠사마 야요이가 나오는 ‘나르시스 가든’ 이란 제목의 비디오아트의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쿠사마 야요이의 판화작품. 제주 강동삼 기자
판화작품들의 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쿠사마는 1979년도에 처음으로 판화작품을 선보인 그는 판화시리즈에서도 점과 그물, 호박, 꽃, 나비와 같은 소재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독특한 예술적 비전과 강박성을 반영한다. 무한한 반복성, 자아와 세상과의 모호한 관계성을 탐구한다. 그러한 대담함과 창의성이 녹아난 이번 전시 작품들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 제작된 것이다. 해당 회화 시리즈는 현재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에서도 전시중이다.
그는 “나는 판화의 매력에 사로잡힌 이래로 꾸준히 판화를 제작해왔으며 그 제작과정 속에서 솟구치는 카타르시스에 매번 감동받는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본태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호박(2013년)과 비슷한 크기의 모자이크 타일 호박 작품을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설치미술 중 눈에 띄는 또 하나는 ‘Ladder to heaven(천국의 사다리)’이다. 무수한 작은 점들로 뒤덮인 사다리가 상부와 하단에 설치된 거울을 통해 끝없이 펼쳐진다. 특수한 조명으로 이루어진 이 사다리 설치작업은 실시간으로 색상이 부드럽게 전환되며 보이지 않는 천국의 입구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언젠가 나는 구름 위로 올라가서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나의 아름다운 삶을 내려다 볼 것입니다.’라고 벽에 새겨진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천재 아티스트 故 백남준 작가 작품이 본태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사진은 ‘나는 결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의 설치미술. 제주 강동삼 기자
백남준 작가의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와 TV첼로. 제주 강동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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