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숨결 깃든… 故 김윤수 큰 심방 무구 33점 기증

100년의 숨결 깃든… 故 김윤수 큰 심방 무구 33점 기증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7-03 12:14
수정 2024-07-0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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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머리당영등굿 2대 예능보유자 고 김윤수 심방 유품
부인 이용옥 심방, 민속자연사박물관에 “전승기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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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칠머리당영등굿 2대 예능보유자 고(故) 김윤수 심방의 부인 이용옥 심방이 고인의 숨결이 깃든 무구자료 33점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칠머리당영등굿 2대 예능보유자 고(故) 김윤수 심방의 부인 이용옥 심방이 고인의 숨결이 깃든 무구자료 33점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제주도 제공
“부디 기증된 유품을 통해 제주도 무속문화의 가치가 오래도록 전승되길 기원합니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 2대 예능보유자 고(故) 김윤수 심방(무당을 뜻하는 제주어)의 부인 이용옥(69)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장이 고인의 숨결이 깃든 무복과 무악기 등 유품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하며 3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무구(巫具) 자료는 고인이 생전에 직접 사용하던 무복과 무악기 등 17건 33점으로 부인 이씨가 유품을 정리하며 박물관에 기증했다. 지난 2017년 무복 5점을 기증받은데 이은 두 번째 기증이다.

고 김윤수 큰 심방의 체취와 숨결이 깃든 무복인 홍포 관디(관대), 퀘지(쾌자), 두루마기, 저고리와 바지, 갓, 무악기인 북, 설쒜, 대영, 장구 및 바랑, 울쒜 등 의례용 무구다.

특히 관디에 두르는 ‘조심띠’는 고인의 큰아버지 김천년 심방이 사용했던 것으로 100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다. 갓모자 바깥 둘레에 매다는 ‘궁적짓’은 김만보 심방(이용옥 심방의 외삼촌이자 스승)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다가 그에게 물려준 것이라 한다. 또한 매우 독특하고 귀한 도황수(우두머리 심방)와 같은 큰 심방들만 소지할 수 있는 ‘울쒜(심방이 잡고 흔들면서 소리내어 사용하는 무구)’도 기증자료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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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윤수 큰 심방이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이자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집전하는 모습. 제주도 제공
故 김윤수 큰 심방이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이자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집전하는 모습. 제주도 제공
고 김윤수(1946~2022) 큰 심방은 제주시 이도1동 출신으로, 본인까지 4대째 이어지는 심방 가문에서 태어나 16세부터 본격적으로 무업(巫業)을 시작했다. 그는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예능보유자로 활동하다 2022년 9월 2일 76세 나이로 별세했다.

제주에선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는 무렵에 섬 풍요와 생명의 ‘씨 뿌림’을 하는 영등신을 위해 굿을 벌이는데 이를 ‘영등굿’이라 한다. 제주 영등굿을 대표하는 제주시 건입동의 본향당이 ‘칠머리당’으로, 김 심방은 바로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의 대표 심방이었다.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제주도를 넘어 세계적인 심방이었던 김윤수 큰 심방과 선대 심방의 혼이 담긴 무구자료를 기증받게 돼 매우 뜻깊다”며 “향후 제주도의 유·무형 무속 자료 수집과 전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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