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가 채색한 ‘절규’ 판화 단 2점… 그중 하나가 서울에 걸려 있다”

“뭉크가 채색한 ‘절규’ 판화 단 2점… 그중 하나가 서울에 걸려 있다”

조현석 기자
조현석 기자
입력 2024-05-29 18:15
수정 2024-05-29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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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미술관 전시 부문장이 밝힌 서울 뭉크展을 봐야 할 이유

“서울에서 전시되는 채색 판화 ‘절규’는 뭉크가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매우 아름답고 멋진 작품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의 전시를 총괄하고 있는 전시·컬렉션 부문장인 카스페르 테글레고르 코크는 “‘절규’ 채색판화는 뭉크미술관에서도 한 점을 소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뭉크가 판화를 찍은 뒤 그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빨간색, 파란색, 녹색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덴마크 코펜하겐대를 졸업했으며 2022년부터 뭉크미술관 전시·컬렉션 부문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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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미술관 전시·컬렉션 부문장인 카스페르 테글레고르 코크는 지난 13일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전시는 뭉크미술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시회”라면서 “뭉크미술관에서 이번 전시에 중요한 작품 9점을 보냈다”고 밝혔다. 뭉크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고 1895년 파스텔로 그린 ‘뱀파이어’ 등 4점은 뭉크미술관을 제외하고는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뭉크미술관 전시·컬렉션 부문장인 카스페르 테글레고르 코크는 지난 13일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서 열린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전시는 뭉크미술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시회”라면서 “뭉크미술관에서 이번 전시에 중요한 작품 9점을 보냈다”고 밝혔다. 뭉크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고 1895년 파스텔로 그린 ‘뱀파이어’ 등 4점은 뭉크미술관을 제외하고는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그는 “서울 전시는 뭉크미술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시회”라면서 “뭉크미술관에서 이번 전시에 중요한 작품 9점을 보냈다”고 밝혔다. 뭉크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다. 이 중 1895년 파스텔로 그린 ‘뱀파이어’와 1906 ~1907년 작품 ‘표현적으로 그린 헨리크 입센의 유령 세트 디자인’, 1915년 작품 ‘해안의 풍경’과 ‘옐로야의 봄날’ 등 4점은 뭉크미술관을 제외하고는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는 뭉크미술관을 비롯해 전 세계 23개 기관과 갤러리,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대여받은 ‘절규’, ‘마돈나’, ‘뱀파이어’ 등 뭉크의 대표작 140점이 총출동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절규’는 판화 위에 뭉크가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두 점이 있는데 서울에 온 것은 뭉크미술관 것이 아닌 개인 소장품이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은경 도슨트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뭉크미술관서도 적극 지원

대여 9점 대부분 아시아 미공개작
‘뱀파이어’ 등 4점은 외부 첫 전시
뭉크 예술세계 들여다볼 수 있어
-서울 전시에서 뭉크의 ‘생의 프리즈’ 연작 전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뭉크미술관에서도 이런 형식으로 전시가 이뤄지나.

“현재 우리 미술관은 상설 전시 형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의 뭉크 작품 전시가 ‘생의 프리즈’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전에는 우리 미술관도 ‘생의 프리즈’ 형식으로 구성한 기획 전시를 했다. 2021년 새롭게 오픈한 뒤엔 뭉크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뭉크미술관에 세 가지 버전의 ‘절규’가 있는데 어떻게 전시되나.

“‘절규’만을 전시하는 별도 공간에서 유화, 파스텔, 판화 3가지 버전이 돌아가며 전시된다. 3면의 가벽 속에 작품이 한 점씩 들어 있고, 30분 간격으로 한 개의 벽만 오픈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유화나 파스텔 버전보다는 판화 버전을 더 자주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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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판화 ‘절규’(왼쪽)와 서울에서 전시되는 ‘절규’ 채색판화. 뭉크미술관에서 전시되는 판화 ‘절규’는 유화, 파스텔 버전과 함께 30분 간격으로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두 작품은 같은 판본으로 서울에서 전시되는 판화는 뭉크가 판화를 찍은 뒤 직접 수채화로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절규’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단 두 점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판화 ‘절규’(왼쪽)와 서울에서 전시되는 ‘절규’ 채색판화. 뭉크미술관에서 전시되는 판화 ‘절규’는 유화, 파스텔 버전과 함께 30분 간격으로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두 작품은 같은 판본으로 서울에서 전시되는 판화는 뭉크가 판화를 찍은 뒤 직접 수채화로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절규’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단 두 점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절규’는 오해가 많은 명화

작품 속 인물, 비명 지르는 게 아냐
자연의 절규에 놀라 귀 막은 것뿐
뭉크 수작업 채색판화 매우 희귀
-세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지 않는 이유는.

“작품들이 빛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만일 유화 버전을 하루 종일 일년 내내 전시한다면 작품의 색이 바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장은 아니지만 50년 후에는 어두운 붉은색이 핑크색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그래서 유화 버전은 하루 중 2시간, 즉 30분씩 4번만 전시된다. 변질 속도를 늦춰야 하기 때문에 항상 볼 수는 없지만 정해진 시간에 감상할 수 있다. 파스텔과 판화 버전도 같은 이유로 전시 횟수가 조정되는 것이다.”

-‘절규’가 다른 작품에 비해 빛에 민감한 이유는.

“‘절규’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명화 중 하나인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빛에 매우 민감한 종이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절규’는 어떤 작품인가.

“서울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판화 버전이지만 그 위에 수작업으로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개인 소장품으로 매우 아름답고 멋진 작품이다.”

-판화는 뭉크가 직접 채색한 작품인가.

“물론이다. 뭉크가 흑백으로 판화로 찍은 후에 그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빨간색, 파란색, 녹색을 직접 그려 넣은 것이다.”

-‘절규’ 속 인물이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에 대해 오해가 있는데.

“‘절규’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손으로 볼을 감싼 게 아니라 자연에서 들려오는 절규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입으로는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라 자연의 절규에 너무나 놀라 소리도 낼 수 없이 입만 벌리고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절규’는 아마 이 세상 명화 중 가장 오해가 많은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뭉크미술관에서 서울 전시에 보낸 9점은 어떤 작품인가.

“서울 전시회를 맡은 큐레이터인 디터 부흐하르트 박사가 우리 미술관에 대여를 요청해 선정한 것이다. 요청을 받은 여러점 중에서 파손되기 쉬운 작품이나 이동할 때 진동 등에 취약한 작품들을 제외하고 9점을 골랐다. 9점은 모두 뭉크의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우리 미술관에서도 서울 전시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뭉크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매일 좋아하는 작품이 달라지는데 ‘절규’나 ‘마돈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생명의 춤’(Dance of Life)이다. 뭉크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연극 무대와도 같은 방식으로 보여 준다.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이 등장해 사랑에 대한 종합적인 감정을 한 화폭에서 보여 주기 때문이다.”

-2004년 ‘절규’와 ‘마돈나’ 도난 사건 이후 작품의 보안은.

“예전의 미술관은 보안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출입이 용이해 들어가서 그냥 들고 나오면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새로 지은 뭉크미술관은 보안관리 대책을 단단히 세웠다. 작품을 가지고 미술관을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었다. 보안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작품들이 모두 벽에 잠금 장치로 고정돼 있다.”

-도난당했던 작품의 상태와 복원은.

“‘절규’와 ‘마돈나’가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왔을 때 두 작품 모두 파손이 심한 상태였다. 특히 ‘마돈나’의 파손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마돈나’는 작품 뒤편을 지탱하던 프레임이 뜯겨서 제거된 상태로 발견돼 어렵게 복원과 보존을 해야 했다. ‘절규’는 작품 아래쪽을 보면 색깔이 변한 걸 볼 수 있다. 어두운 빨간색이 조금 옅어졌다. 도난 때 발생한 손상이다. 물이 작품에 스며들면서 색깔이 변질됐는데 이런 부분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우리 미술관에는 탁월한 작품 복원 실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어 작품이 변질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

뭉크미술관의 전시 형식은

유화·파스텔·판화 버전 ‘절규’ 보유
빛에 민감한 종이에 그려져 있어
한 작품당 30분씩 돌아가며 공개
- 마지막으로 작품 관리는.

“보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작품의 보존과 보호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수장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장고는 기후에 따라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작품의 상태를 장기간 최선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품들이 빛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색이 바래지 않도록 전시실의 조도를 낮춰 작품이 빛에 덜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2024-05-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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