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가 규칙이라는 편견 버려라

윤리가 규칙이라는 편견 버려라

입력 2010-01-16 00:00
수정 2010-01-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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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적 노하우 】 바렐라 지음 갈무리 펴냄

그동안 우리에게 윤리, 혹은 도덕은 충분히 고리타분했다. 또한 윤리가 아무리 아닌 척해도 결국은 철학의 자장 바깥을 벗어나지 못했다. 게다가 어렵기는 또 얼마나 어려운가.

프란시스코 J. 바렐라가 쓴 ‘윤리적 노하우’(유권종·박충식 옮김, 갈무리 펴냄)는 윤리란 단순히 규칙을 잘 따르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저 개인의 윤리적 소양 속에서 몸으로 겪고 배운 판단 능력이 곧 지혜이자 윤리라는 설명이다. 나아가 바렐라는 노홧(Know-What·어떤 것을 아는 것)보다 노하우(Know-How·앎을 아는 과정과 절차 등)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야말로 윤리적 앎의 근원적 실체에 가깝다고 얘기한다. 특히 윤리적 행위는 판단체계라기 보다는 존재의 투사라고 생각하는 맹자의 사상과 적극적으로 교직하고 있으며 2500년에 걸쳐 쌓아진 불교, 도교, 유교의 윤리적 숙련성에 대해 긍정적 해석을 풀어간다.

이는 저자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칠레에서 태어나 의학을 공부하다가 미국 하버드대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바렐라는 피노체트 군사 쿠데타 이후 망명 생활을 했다. 이후 티베트 불교에 심취, 아예 티베트 불교도가 됐다. 인간이 진짜 윤리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앎이 아니라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절차의 또 다른 얘기다. 1만 1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10-01-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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