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계 대표 키워드는 ‘자기구원’

올해 출판계 대표 키워드는 ‘자기구원’

입력 2010-11-24 00:00
수정 2010-11-2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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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판계의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어려운 책이 잘 팔렸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정치철학책 ‘정의란 무엇인가’(왼쪽)는 인문서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여섯달 만에 60만부 이상 팔렸다. 신자유주의의 본질을 23개 코드로 설명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오른쪽)도 출간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기획회의’는 이 같은 현상의 해답을 ‘자기구원’에서 찾았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 현실에 분노한 대중이 책을 통해 근원적인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고자 했다는 것이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3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8년에 독자들은 자기 치유에 천착했고, 지난해에는 소통을 꿈꿨다.”면서 “반면, 올해는 근본을 찾으며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정의란’이나 ‘그들이’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자기구원’과 일맥상통한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기획회의는 자기구원 외에 ▲자기계발서의 몰락 ▲88만원 세대인 20대 당사자의 활발한 담론 ▲법정 스님 열반 뒤 스님의 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법정 파동’ ▲소셜 네트워크와 책의 결합 ▲전자책 충격에 대한 대안 ▲온라인 서점 간 경쟁 격화 ▲소설 ‘엄마를 부탁해’ 국외 판권 수출 등을 올해 출판계 10대 키워드로 꼽았다.

10대 키워드에는 끼지 못했지만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 파산, 소설과 드라마로 동시 성공한 ‘성균관 스캔들’ 붐, 현실참여형 만화 등도 출판계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키워드로 꼽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11-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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