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어린이 책] 나를 사랑하는 법 가르쳐주는 따스한 가정의 힘

[이주일의 어린이 책] 나를 사랑하는 법 가르쳐주는 따스한 가정의 힘

입력 2015-01-24 00:12
업데이트 2015-01-2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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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아이들/문영숙 지음/백승민 그림/아이앤북/168쪽/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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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귀하게 여겨야 남도 나를 귀하게 여겨.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가장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이란다.”

세 번째 위탁가정의 교장 선생님이 ‘효주’에게 들려준 말이다. 효주는 다섯 살 때 엄마가 돌아가셨다. 벌어놓은 돈은 엄마 병원비로 다 썼다.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아빠가 일하는 서울의 한 찜질방에서 살았다. 아빠는 어느 날 효주에게 “열심히 일해도 여기서 버는 돈으로는 우리 집을 마련하기 힘들다”며 원양어선을 타야겠다고 했다. 효주는 강원도 바닷가의 할머니 집에 보내졌다. 효주는 외롭고 힘들 때마다 엄마, 아빠를 원망했다.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 거면서 왜 나를 낳았냐고 마음속으로 따지기도 했다.

할머니는 연로했다. 건강마저 나날이 나빠져 효주를 돌볼 수 없게 됐다.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보내졌고, 효주는 4학년 때 위탁가정에 맡겨졌다. 첫 위탁가정은 꿈에 그리던 ‘공주가 사는 궁’과 같은 곳이었다. 입을 것, 먹을 것,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아주머니가 문제였다. 효주를 인형처럼 대하고 순종만을 강요했다. 효주는 5학년 때 다른 위탁가정으로 옮겼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자신을 존중해줘 행복했다. 하지만 아저씨가 혈압으로 쓰러져 뇌수술을 받으며 또 다른 위탁가정을 찾아야 했다. 효주는 더 이상 떠돌지 않고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요즘 효주처럼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엄마, 아빠와 떨어져 사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도 있고, 사고로 엄마 아빠를 잃고 보호소에서 지내는 아이들도 있다. 이런 아이들을 온정으로 품어주는 곳이 위탁가정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이다. 다양한 위탁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정이 아이들에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부모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되돌아보게끔 하기 때문이다. 좋은 가정이 좋은 사회를 만들고, 좋은 국가를 만들고,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사실도 새삼 일깨워준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5-01-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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