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을 인생 자양분 삼는 지혜로 승화

‘고통’을 인생 자양분 삼는 지혜로 승화

손원천 기자
손원천 기자
입력 2015-03-14 00:06
수정 2015-03-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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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해석/이창복 지음/김영사/440쪽/1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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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고통은 둘로 나눌 수 없는 표리(表裏)다. 생명의 탄생에 앞서 출산의 고통이 있듯, 고통 없는 생명은 존재할 수 없다. 아픈 건 청춘만이 아니다. 특정 세대만 겨냥해 위로하려 든다면 이는 장삿속일 가능성이 크다. 만인이 만인과 경쟁하는 시대에 꿈과 목표를 가진 이라면 어느 세대건 열정과 기대로 아플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고통에 대처하는 방법, 치유의 지혜가 주목을 끌게 되는데, 요즘 가장 각광받는 대안이 이른바 ‘힐링’이다. 문제는 이런 대응책들이 그저 대증적인 수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올바른 치유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아픔에 대한 연민과 위로보다 아픔의 이유에 대한 통찰과 사유가 선행돼야 근원적인 치유가 가능해진다. 새 책 ‘고통의 해석’이 말하려는 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고통을 위로하려고만 들지 말고 본질을 해석해 인생의 자양분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책은 근·현대에 활약했던 독일 대문호들의 단편들을 논리 전개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의 ‘갤러리에서’,괴테의 ‘천상의 서곡’,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품위 없는 할머니’ 등 단편들을 소개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논지를 이어간다. 책에 등장하는 단편들은 대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소재다. 짧은 형식 속에 인생의 의미와 가르침을 함축적으로 녹여냈다. 독일 문호들의 활동 시기도 의미가 있다. 당시는 산업화와 근대화,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대전까지 더해져 인간 소외 현상이나 아노미적 가치 상실 등의 문제가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고통스런 삶의 매듭들을 반추하던 작품들을 보며 저자는 고통에 대한 투쟁 없이는 삶의 행복도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2015-03-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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