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서재]미키마우스와 보노보노,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다

[금요일의 서재]미키마우스와 보노보노,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8-09-21 15:49
수정 2018-09-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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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지하철에서 부대끼고 일에 치이고 직장상사에게 깨졌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왔지만 아무도 없다. “누가 나를 위로해줘…”라고 말해보지만, 공허한 울림만 방안에 퍼진다. 이럴 때 만화캐릭터는 우리에게 손을 내민다. 해맑은 미소, 꾸밈없는 감정 표현, 그리고 용기있는 모습까지.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위로를 건네고 어떤 삶의 지혜를 알려줄까. 추석을 연휴 동안 외로운 이들이라면 책으로 이들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90살의 미키마우스가 건네는 조언 “용기를 내봐!”


1928년 세계 최초 발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에 등장한 이래 90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귀여운 생쥐. 큰 귀로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큰 입으로 언제나 자기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 큰 발로 성큼성큼 걸으며 어디든 거침없이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다. 친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지는 않지만, 친구들이 잘못된 행동을 보이면 거침없이 말리는 정의로운 친구. 바로 ‘미키마우스’다.

신간 ‘미키는 늘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거야.’(위즈덤하우스)는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어떤 일에도 굴하지 않고 휘파람을 부르는 미키마우스가 건네는 위로의 글과 그림을 담았다.

미키마우스는 책을 통해 “엉엉 소리 내서 운다고 상상해봐. 지금 당장 말이야. 너 지금 엄청나게 참고 있잖아. 마음껏 울어도 괜찮아. 눈물을 흘린 만큼, 조금 더 나아질 거야(31쪽)”라고 말한다. 그리고 “난관은 난관이야. 누구도 유별나게 멋진 해결책을 알지 못해. 힘든 건 힘든 것대로 견디는 시간이 필요해. 친구, 너는 오늘 잘 견뎠어!”라고 외친다.


‘‘힘을 내자’라는 다정한 한마디를 너에게 건네주고 싶어’, ‘네 곁에 언제나 내가 있다는 걸 잊지 마’ 등 모두 10개 장으로 나눠 모두 100개의 에세이를 싣었다.

신간 ‘미키마우스, 오늘부터 멋진 인생이 시작될 거야’(RHK)는 미키마우스가 건네는 인생 조언을 담은 책이다.

인생은 수많은 선택과 도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갈림길에 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할 수 있는 용기라고 미키마우스는 말한다.

‘나답게 산다는 것은 뭘까’, ‘작은 용기와 내게 가장 솔직한 선택’, ‘멋진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야’ 3개 장으로 나눠 각 30여편씩 모두 90여개 에세이와 만화 컷을 붙였다.

●곰돌이 푸, 보노보노 “배고파서 우울한 것일 수도”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RHK)는 미키마우스, 앨리스를 소재로 한 RHK의 ‘디즈니 캐릭터 에세이’ 시리즈 가운데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올해 4월 출간한 이후 무려 50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푸가 건네는 메시지와 만화 삽화를 담았다.

푸는 영리하지 않지만, 수를 쓰거나 일을 복잡하게 꼬아 생각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늘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여유와 미소를 잊지 않는 곰돌이 푸는 “기분이 우울해질 것 같아도 걱정하지 마. 그냥 배가 고픈 걸지도 몰라”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힘이 되어주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한 말들이지만 누구도 말해주지 않던 말들이다. 이런 따뜻하고 편안한 위안이 책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파란색의 귀여운 해달 ‘보노보노’는 1986년 출간돼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오는 이가라시 미키오의 네 컷 만화다. 우리나라엔 1995년 만화책으로 처음 정식 소개됐다. 그 후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각색돼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30살이 넘었지만, 보노보노는 여전히 서투르게 살아간다. 그러나 허를 찌르는 웃음 속에서 우리에게 작은 깨달음을 던지고, 가끔은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자아낸다. 이런 철학이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것은 아닐까.

거북이북스에서 낸 ‘울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와 ‘위로받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는 지금까지 나온 1권부터 40권 중 작가가 직접 고른 에피소드로 엮어 만들었다. 울고 싶거나 위로받고 싶은 날 보면 좋은 만화들이 실렸다.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놀) 저자 김신회는 보노보노를 천천히 음미해 읽으며 아직도 서툴기만 한 우리를 위로해줄 문장들을 끄집어내 엮었다. 어린 시절엔 마냥 엉뚱하고 귀엽게 느껴졌던 보노보노 속 에피소드와 대사들은 다시 보면 어른이 된 지금의 우리에게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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