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말할 수 없는 비밀, 엄마도 있었단다

[어린이 책] 말할 수 없는 비밀, 엄마도 있었단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1-11-04 17:22
업데이트 2021-11-05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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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여우꼬리 1/손원평 글/만물상 그림/창비/164쪽/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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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가 꿈인 열한 살 단미는 비 오는 날과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소녀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사이에서 즐거운 생활을 이어 왔지만 어느 날부터 몸이 가렵고 불쾌하다. 허리 뒤쪽에서 옷을 뚫고 예기치 않은 꼬리가 돋아난 것. 자신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단미는 수시로 몸 밖으로 튀어나오는 꼬리를 감추고만 싶다. 단미의 고민을 알게 된 엄마는 자신도 구미호라는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단미는 학교 행사에 참여하는 일이 걱정스럽기만 하다.

장편소설 ‘아몬드’(2017)로 80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손원평 작가가 첫 번째 어린이 책 ‘위풍당당 여우꼬리’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중 첫 번째 책인 ‘으스스 미션 캠프’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는 어린이를 통해 내 안의 또 다른 자아와 소통하는 법에 대해 일깨워 준다. 몰입감 높은 전개와 시대와 인간의 마음을 깊이 위로한다는 평을 받아 온 작가답게 어린이들이 말 못할 비밀이 어떤 감정인지에 대해서도 섬세하게 짚었다. ‘구미호 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아홉 개의 꼬리를 다양한 나의 모습에 비유한 방식이 참신하고, 단미와 친구들이 한층 성장해 가는 과정은 따스하다.

이 책은 ‘양말 도깨비’ 등으로 웹툰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만물상 작가의 풍부한 색채와 감성과 어우러져 살아 숨 쉬는 듯하다. 등장인물 사이의 역동적 관계가 사실적이고 흥미진진해 초등학생 자녀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알고 싶어 하는 부모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1-11-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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