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다른 이·다른 문화·죄인에게도 마음을 열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미 순방을 마감하는 마지막 미사에서 가톨릭 교회가 비신자까지 끌어안는 폭넓은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공군 기지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우리와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믿음이 없는 이들, 때로 우리의 잘못 때문에 믿음을 잃어버린 이들, 박해받는 이들, 실직한 이들, 이 땅을 풍요롭게 축복하는 여러 다른 문화들, 그리고 죄인들까지도 반기라”고 역설했다.
WSJ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설교가 교회와 세속 문화를 엄격하게 분리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차별된다고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는 논쟁이나 전술, 전략으로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며 “사람을 포용하는 방법을 깨달으면서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까닭에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게 필요하다”며 “특히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에는 파라과이 국민뿐만 아니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포함해 국경을 넘어온 아르헨티나인까지 16만여 명이 운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이날 오전에는 아순시온의 빈민가를 찾아 잦은 홍수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로했다.
교황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란 이 지역 10만여 주민은 환호 속에 교황을 직접 보기 위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주민 프란치스카 데 샤모라(82)는 AP통신을 통해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며 “이런 진흙탕 마을에 교황이 온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악마는 공동체 안에서 싸움이 나길 바란다”며 어렵지만 연대의 덕목을 실천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유지하자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청년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남미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흔들 열정을 강조하며 나중에 뒷정리도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책임감도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일부터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라과이를 차례로 방문했다.
교황은 그 기간에 경제적으로 낙오된 약자들에 대한 자비, 후손에 대한 채무인 환경보전, 민주주의와 인권보호 등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