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엄 박탈한 분열·갈등 끝내자”

“인간 존엄 박탈한 분열·갈등 끝내자”

오상도 기자
입력 2015-12-25 23:10
업데이트 2015-12-2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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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성탄절 메시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절을 맞아 전 세계에 “인간의 존엄을 박탈한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화가 자리잡은 곳에 증오와 전쟁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며 강한 정의감을 기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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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에서 집전된 성탄 전야 미사에서 제단 가운데에 자리한 아기 예수상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전 세계인들에게 “본질적인 가치로 돌아오라”며 “쾌락주의와 사치,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된다”고 촉구했다. 바티칸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에서 집전된 성탄 전야 미사에서 제단 가운데에 자리한 아기 예수상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 교황은 전 세계인들에게 “본질적인 가치로 돌아오라”며 “쾌락주의와 사치,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삶을 살아야 된다”고 촉구했다.
바티칸 AP 연합뉴스
교황은 25일 정오(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례 ‘우르비 엣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했다. 성베드로 광장에 수만명의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교황은 단호한 표정으로 “시리아와 리비아의 분쟁을 끝내려는 유엔의 노력을 지지하고 이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힘을 합쳐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폭압을 몰아내야 한다”며 “이곳에서의 분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기고 되물림시킨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슬람국가(IS)의 명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박해받는 모든 형제·자매가 순교자”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는 IS 등 과격 무장단체를 겨냥한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교황은 메시지를 통해 세계의 당면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여러 분쟁 지역과 테러 희생자들, 난민들을 차례로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라크, 예멘은 물론 사하라 사막 이남의 부룬디와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을 거론했고 우크라이나에도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했다. 또 이집트의 시나이 반도와 레바논 베이루트,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난민 문제에 대해선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이고 희망찬 미래를 안기는 모든 나라와 개인에게 하느님이 보상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마지막으로 “지금도 인간적 고귀함을 잃은 채 가난과 폭력, 마약, 인신매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자비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교황은 24일 열린 성탄 전야 미사에선 “이 사회는 종종 소비주의와 쾌락주의, 부유와 사치, 자기애, 외모지상주의에 취해 있다”며 “아기 예수와 같이 소박한 삶을 찾아 본질적 가치로 돌아오라”고 주문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5-12-2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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