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밥상] 사찰음식

[엄마밥상] 사찰음식

입력 2011-06-19 00:00
업데이트 2011-06-19 11: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초파일에 맛보는 사찰음식 건강법

계절의 여왕답게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는 울긋불긋 오색 등이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하며 길거리를 수놓고 있습니다. 사찰음식이 현대인들에게 건강식, 다이어트식으로 인기 있지만 사찰음식은 과식을 하지 않게 하는 발우공양을 통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버리는 일이 없으니 환경 오염의 피해까지 줄여 주고 있으니 모든 게 풍족한 요즘 검소한 사찰음식을 하루쯤 실천해 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사찰음식은 단순히 육류, 어패류를 먹지 않는 채식과는 다릅니다. 불교의 경전 중에는 ‘일체의 제법은 식으로 말미암아 존재하고 식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사찰에서는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나의 수행으로 여겨 만들고 먹는 일까지 도를 닦는 마음으로 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사찰음식을 선식(禪食)이라고 하여 정신을 맑게 하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현대인들이 사찰음식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는 이유는 종교를 떠나 사찰음식이 생명을 유지하는 음식, 건강을 더해주는 음식에 정신까지 건강하고 맑게 성장시키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사찰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고 식욕에 집착하여 맛을 즐기기 위함이 아닌 지혜를 얻는 데 필요한 수행식의 하나인 것입니다. 초파일에 먹는 음식으로는 느티떡과 오색떡, 비빔밥, 미나리 강회와 콩볶음 등이 있습니다.

부처님이 탄생하실 때 부처님 백호에서 오색광명이 빛난 것에서 유래하여 불가에서는 경사스러운 날에 오색등을 걸고 오색실을 나누어 주기도 하고 오색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색떡보다는 색소를 사용해서 만든 무지개떡이 더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쉽게 사용하는 식용 색소가 없었던 옛날에는 갖가지 색이 나는 약초와 과일을 찧어 쌀을 그 물에 담갔다가 쌀에 물이 들면 그 쌀가루를 이용해서 오색떡을 만들었다고 하니 오색떡에는 화려한 빛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약초나 과일의 영양과 정성이 가득 들어 있는 듯합니다.

느티떡은 우리가 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느티나무의 잎을 따서 만든 설기떡인데 초파일 때쯤이면 느티나무에 새싹이 나올 때이므로 연한 잎으로 준비하여 멥쌀가루와 섞어서 켜켜에 녹두고물이나 팥고물을 넣어 쪄서 나누어 먹게 됩니다. 대중이 많은 사찰에서는 밥에 국, 반찬을 따로따로 담아 먹을 수 없으니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비빔밥이 흔한 음식입니다. 이렇게 비벼먹는 비빔밥은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가지 채소와 버섯, 다시마부각 등을 넣어 골고루 섞은 종합영양식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 있는 대표적인 사찰음식인 산채나물 비빔밥에도 사찰음식의 건강법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산이나 들에 나는 나물을 활용함으로써 제철음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사찰음식의 지혜가 또 담겨져 있습니다. 초파일에 먹는 절식 중 또 한 가지는 ‘미나리 강회’입니다. 미나리는 소금물에 살짝 데치고 버섯, 대추를 넣어 돌돌 말아서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먹게 되는데 초고추장에는 설탕보다는 과일을 갈아서 활용하면 천연의 단맛과 신맛을 내게 됩니다.

채식의 중심이 되는 사찰음식에서 자칫 열량과 단백질이 부족하기 쉬우니 사찰음식에는 고단백이 콩을 활용한 음식과 튀김류, 부가류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초파일에 먹는 콩볶음도 그 대표적인 메뉴 중에 하나인데 콩은 기름기 없이 노릇노릇하게 고소하게 볶아서 부족하기 쉬운 양양도 보충하고 볶은 콩으로 여러 명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좋은 인연도 맺는다는 뜻이 있으니 초파일에는 꼭 먹게 되는 음식 중에 하나입니다.

‘버릴 생각이 없으면 먹을 궁리가 생긴다’라는 사찰음식법에는 차고 넘치는 요즘 우리 생활들을 한 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넘치는 건강식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부족한 듯 검소한 사찰음식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하게 생활하는 방법인 듯합니다.

글·사진_ 이미경 한식, 사찰음식 연구가 http://blog.naver.com/poutian

TIP

깻잎말이 주먹밥

■재료: 밥 2공기, 게맛살 1/2팩, 깻잎 5장, 김 2장, 마요네즈 2큰술, 소금, 참기름, 후춧가루 약간씩

이미지 확대
■만드는 법

1.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어 따뜻할 때 소금, 참기름을 고루 섞어준다.

2. 게맛살은 결대로 가늘게 찢어 마요네즈, 소금, 후추가루를 넣어 양념한다.

3.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김은 2/3 정도 크기로 잘라준다.

4. 김발에 랩을 띄운 후 김을 올려 1의 밥을 고루 펴준 다음 김이 위로 올라오게 뒤집어 준다.

5. 4의 김 위에 2의 게맛살을 올리고 김발을 이용해 돌돌 말아준다.

6. 김발에 깻잎을 깔고 5를 올려 돌돌 말라 한입 크기로 썬다.

오색화전

■재료: 찹쌀가루 5컵, 녹차가루, 단호박(찐것), 포도즙, 비트즙, 소금, 식용유, 설탕 약간, 계절 꽃

이미지 확대
■만드는 법

1. 찹쌀가루에 녹차가루, 단호박 찐 것, 포도즙, 비트즙을 넣어 각각 반죽하여 색을 내고 나머지는 흰반죽을 한다.

2. 찹쌀반죽을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3. 꽃은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4.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빚은 반죽을 지져 꽃을 올리고 앞뒤로 지진 후 접시에 담고

뜨거울 때 설탕을 약간 뿌린다.

■알아두기

1. 단호박은 속을 긁어내고 찜통에 쪄서 부드럽게 으깬 후 반죽에 물 대신 넣어 사용한다.

2. 녹차가루 대신 쑥이나 쑥가루, 단호박 대신 치자즙을 활용한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