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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2터널 사고, 스프링클러·환기시설 없어 피해 키웠다

사매2터널 사고, 스프링클러·환기시설 없어 피해 키웠다

최선을 기자
입력 2020-02-18 00:24
업데이트 2020-02-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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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완주 고속도로 터널서 다중추돌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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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2터널 빙판길 사고 ‘재로 변한 사고 차량’
사매2터널 빙판길 사고 ‘재로 변한 사고 차량’ 17일 낮 12시 30분께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2터널에서 빙판길 사고로 추정되는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터널안 사고 차량의 모습. 2020.2.17/뉴스1
17일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의 남원 사매2터널에서 발생한 다중추돌 유독가스 유출 화재 사고와 관련해 해당 터널에 환기시설과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큰 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지방경찰청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3분쯤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2터널에서 24t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화물차량 등 30여대가 잇따라 부딪혔다.

3명 사망·43명 부상 발생
해당 사고로 이날 오후 8시 기준 3명의 사망자와 4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은 폭설과 터널 안팎 도로의 결빙(블랙아이스), 도로 위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유독물질 운반 탱크로리라는 3가지 요인이 혼합돼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이미 앞선 차량의 추돌 사고에 이어 질산 1만 8000여ℓ를 실은 25t 탱크로리가 부딪혀 넘어져 터널을 완전히 가로막은 상황에서 질산 유출과 화재가 겹쳐 사고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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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입구에서 치솟는 연기
터널 입구에서 치솟는 연기 17일 낮 12시 23분께 완주∼순천 간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 2터널에서 차량 수십 대가 잇달아 충돌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터널 짧아 스프링클러 없어
또한 사매2터널에는 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환기시설이나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더욱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도로·터널 방재 시설 설치 관리 지침에 따르면 1㎞ 미만의 터널의 경우 소화전 설비, 물 분무시설, 제연설비, 자동화재탐지설비 등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사매2터널은 길이가 710m에 불과해 스프링클러 등의 시설이 없었던 것이다. 다만 한국도로공사는 내부 방침에 따라 교통량이 많은 500m 이상 1㎞ 이하의 터널에는 관련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짧은 터널이라도 이처럼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시설의 의무 설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길이가 짧아도 사고 위험은 있기 때문에 소방설비나 환풍시설 등을 확대 설치하자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지침이나 법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 이런 의견을 내놓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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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2터널에 검게 그을린 탱크로리가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탱크로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화물차량 등 30여대가 잇따라 들이받고 탱크로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터널 안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완주 연합뉴스
17일 오후 순천~완주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2터널에 검게 그을린 탱크로리가 처참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다. 탱크로리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화물차량 등 30여대가 잇따라 들이받고 탱크로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터널 안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완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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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매 2터널 사고, CCTV로 확인되는 화재 순간
사매 2터널 사고, CCTV로 확인되는 화재 순간 17일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남원 사매 2터널에서 탱크로리가 쓰러져 화재가 발생, 차량 수십 대가 잇따라 추돌했다. CCTV에는 사고 당시 빙판길에 미끄러진 트레일러 등 차량 6∼7대가 터널 내 1.2차로에 뒤엉킨 모습이 포착된다. 경미한 접촉 사고 뒤 뒤따라온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가 넘어지며 순식간에 이들 차량을 덮치면서 큰 사고로 번진다. 이후로도 빙판길에 의한 연쇄 추돌은 계속됐고 특히 터널 2차로를 달리던 또 다른 탱크로리와 트레일러 등이 잇달아 부딪히며 큰불이 나는 모습이 영상에서 관찰된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43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2020.2.17 한국도로공사 CCTV 캡처. 연합뉴스
200명 투입해 인명 구조 작업 중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1시 현재까지도 차량 81대와 인력 200여명을 투입해 터널 내 인명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30여분 만인 이날 낮 12시 51분쯤 현장에 도착해 터널 내 화재 진화와 구조작업을 했다. 초기에는 터널 입구 인근에서만 부상자가 발견됐지만 화재가 진화되고 터널 내부 수색과 구조가 본격화하면서 사상자는 차츰 늘어났다. 현재 사고 차량 일부는 견인됐지만 터널 안에 탱크로리를 포함해 3~4대의 차량이 남아 있어 터널 인근의 교통통제는 이어지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터널에서 빙판길에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접촉 사고가 났고, 이후 탱크로리가 이들 차량을 덮치면서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사고 당시인 이날 정오쯤 남원에 평균 5.6㎝의 눈이 내리면서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져 탱크로리를 뒤따르던 차들이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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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터널 안
사고 터널 안 17일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 2터널에서 차량 다중 충돌 사고와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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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난 터널
사고 난 터널 17일 낮 12시 23분께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사매 2터널에서 차량 다중 충돌 사고와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20.2.17
독자 제공=연합뉴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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